본문 바로가기

김진태 "단순 의혹 규명은 검찰 본분 아니다"

중앙일보 2013.12.07 01:26 종합 8면 지면보기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급 기관장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 총장, 길태기 서울고검장, 이득홍 대구고검장. [뉴시스]


“형사사법의 영역을 넘어 범죄와 무관한 사회적 관심사나 단순 의혹에 대해서까지 진위를 가려내는 것은 우리(검찰)의 본분이 아니다.”

총장 취임 첫 전국 검사장 토론회
채동욱 혼외자 논란 의식해 강조
항명 논란엔 "불협화음 안 돼"
"정치적 중립 고민 필요" 발언도



 지난 2일 취임한 뒤 6일 처음 열린 전국 검사장급 토론회에서 김진태(61) 검찰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김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전임자인 채동욱(54) 전 총장 사퇴의 배경이 된 혼외자 의혹을 에둘러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서초구청 개인정보 유출 등 관련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와 6부가 수사 중이지만 의혹은 오히려 커지는 양상이다. 김 총장은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앞으로 검찰의 역할이 정작 필요한 곳에만 제대로 힘을 쏟도록 이끌어갈 생각”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왜 끊임없이 부각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 스스로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며 어떻게 하면 그것과 절연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도 정말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검찰에 대한 신뢰 회복과 검찰조직의 공직기강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재야에 있었던 지난 몇 개월 동안 검찰을 향한 국민의 비판과 질책을 보다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며 “검찰조직 안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여론은 더욱 차갑고 여간한 각오와 노력으로는 국민의 믿음을 되찾기 어려움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비롯해 책임 있는 간부들이 모두 나서서 과거를 성찰하고 검찰이 나아갈 방향을 가다듬어 구성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진 조영곤(55) 당시 서울지검장과 윤석열(53) 여주지청장(전 국정원 댓글 특별수사팀장) 간의 ‘항명’ 논란도 언급했다. “개인적인 일탈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중요 수사과정에서 지휘라인에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그것이 외부에 노출되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그는 “설사 일부 극소수 구성원만의 문제라 하더라도 검찰조직의 성격상 그 자체로 (공직기강 해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질책도 했다. 조직 내 기강만큼은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오찬을 포함해 6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고검장 등 고검장 5명과 산하 지방검찰청장 18명이 참석했다. 이외에 신임 임정혁(57) 대검 차장을 비롯한 대검·법무부 간부 10명 등 검찰 수뇌부 33명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했다. 공석인 서울지검장을 대신해 윤갑근(49) 1차장(직무대리)이 참석했다.



 회의에선 부장급 이상 일선 간부들의 역할이나 특수·공안 등 검찰 내 ‘편가르기’ 문화 등이 도마에 올랐다고 한다. 한 지검장은 “부장이 결재만 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