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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싱가포르에서 성장동력을 찾자

중앙일보 2013.12.07 00:14 종합 29면 지면보기
서정하
주싱가포르 대사
싱가포르의 리셴룽(李顯龍) 총리가 10일 방한한다. 이번 한국·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숨가쁘게 이어졌던 올해 정상외교의 마침표를 장식하게 된다.



 양국의 첫 정상회담은 수교 4년이 지난 1979년 10월에 열렸다. 당시 방한했던 리콴유(李光耀) 총리에게 한국의 발전상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한국 방문으로 한국인들이 강인하며 역경 극복에 탁월하다는 자신의 견해가 옳았음을 확인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리셴룽 총리의 방한은 2009년 이후 네 번째이며 박 대통령과는 지난 11월 브루나이 동아시아 정상회의 때 양자회담을 했다.



 정상이 자주 만나는 것은 양국 관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징표다. 특히 경제적으로 싱가포르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326억 달러로 아세안 국가 중 최대다. 지난해에만 14억500만 달러를 투자해 제4위의 투자국이다. 테마섹·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이 나라의 세계적 투자기관이 서울반도체·셀트리온 등 한국 유망 벤처에 투자하고 서울파이낸스센터와 스타타워 등 유명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건설 수주액도 2012년에 33억5000만 달러로 한국의 제5위 해외 건설시장이다. 중동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크다. 올해에도 우리 업체들이 10개월간 34억4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아울러 금융·해운·항공·물류·석유거래의 허브인 싱가포르엔 200개 이상의 우리 업체가 진출, 활동 중이다. 다수가 동남아 지역 총괄본부를 이곳에 두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제2위 항만인 싱가포르는 우리 해운업체의 거점이다. 한국의 주요 에너지 기업이 수입하는 원유와 수출하는 석유제품의 50% 이상이 이곳을 통과한다. 세계 4위의 금융시장인 이 나라에 한국의 5개 은행이 진출해 동남아 외국 기업을 상대로 영업 중이다.



 최근엔 싱가포르의 주요 국가 산업인 바이오·제약 분야가 한국과의 미래 협력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청(A*STAR)은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자국이 우위에 있는 크로스오버 연구개발 시스템과 디자인 기술 및 글로벌 네트워크 능력을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우수한 연구·생산 능력과 결합하길 희망한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전략적 제휴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 교류와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한국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 K팝 가수들의 잦은 방문 공연, 빈번한 한류스타 보도는 싱가포르에서의 한류 열기를 잘 말해준다. 한국대사관의 연례 문화행사인 코리아페스티벌을 올해엔 싱가포르 최대 방송사인 미디어 콥사와 공동 주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동남아의 허브이며 높은 구매력을 가진 싱가포르는 한류문화의 허브로 계속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많은 양국 국민이 학업과 삶의 터전으로 서로 상대국을 택하고 있다. 한국 대학으로 유학 오는 싱가포르 젊은이와 싱가포르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한국 젊은이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엔 인적 교류가 60만 명을 넘었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한 것은 양국 정부의 경제·사회 발전 전략도 협력 대상이라는 점이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만 달러를 넘었다. 국가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나라의 국가발전 전략은 제2한강의 기적을 이루려는 우리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양국 정부가 공통으로 고심하는 저출산·고령화·교육·보건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개발 협력도 서로 도움이 될 것이다. 박 대통령 취임 뒤 처음인 리셴룽 총리의 방한이 새로운 성장동력원 발굴로 이어지고 양국의 공동 번영을 여는 뜻깊은 행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서정하 주싱가포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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