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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요즘 젊은이들 소중하게 여기는 것 엄마는 4위, 아버지는 23위라는데 …

중앙일보 2013.12.07 00:06 종합 24면 지면보기
인생의 목적어

정철 지음, 리더스북

368쪽, 1만3800원




당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한 출판사에서 지난 6개월간 진행한 설문조사 내용이다. 독자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질문을 했다. 응답자는 총 2820명. 가족(1위), 사랑(2위)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나(3위), 엄마(4위), 꿈(5위) 순이었다. 장년층의 큰 관심사인 건강은 5위 안에 들지 못했다(17위). 응답자들이 그만큼 젊다는 얘기다. 실제로 응답자의 70%가 20~30대 초반이었다.



 설문에서 선정된 50개 단어에 대해 카피라이터 정철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다시 설문 결과로 돌아가보자. 6위 친구, 7위 행복, 8위 사람, 9위 믿음, 10위 우리였다. 돈은 16위였다. 엄마가 4위인 반면 아버지는 23위다. 엄마보다 한참 아래에, 돈보다 조금 아래에 아버지가 오른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그래도 아버지가 순위에 들었다는 사실이 기분좋았다”고. 이밖에 ‘실패’(26위) ‘책’(30위) ‘오늘’(39위)도 눈에 띈다.



 저자는 이런 단어들에 생각의 고리를 하나씩 걸쳐 나간다. 식당에서 ‘알바’하는 딸을 지켜보러 손님으로 갔다가 어느새 테이블을 치우고 빈 그릇을 나르는 ‘월권’행위를 하는 아내를 보며 자신의 엄마를 떠올린다. ‘자유’(18위) 항목에서는 타협이라는 단어를 슬며시 끄집어낸다. ‘51%의 자유’(타협이 만들어준 자유)론을 펼치는 식이다. “자유에 관한 한 우리는 타협을 해야 한다. 현실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욕심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도 없는 우리에겐 타협 이외의 선택이 없다. 51%의 자유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생활인’임을 강조하는 저자는 ‘가족’ 얘기도 실용 모드로 풀었다. 가족끼리 ‘돌직구 대화’만이라도 자제하자고 제안한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나와버리는 못난 말은 던지지 말자.”



 저자가 최우선으로 꼽는 단어는 ‘사람’이다. “사람보다 더 큰 선생님이 없다. 사람에겐 사람이 힘이다. 돈보다 더 큰 힘이다.”



 주제는 묵직하지만 버스나 지하철로 오가며 가볍게 볼 책이다. 사실 책에 ‘답’따위는 없다. 인용된 단어 50개는 하나씩 음미해보라는 질문이니까. 당신에게 꿈은 무엇이고, 재미는 또 무엇이며, 오늘은 무슨 의미냐고 묻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창 밖을 바라보며 찬찬히 생각해볼 일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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