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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지는 회색 테러 … 환경부는 오염 원인조차 몰라

중앙일보 2013.12.06 01:19 종합 14면 지면보기
미세먼지의 ‘회색 테러’가 심상치 않다. 서울시가 5일 전국 최초로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를 발령했다.


당국, 연이틀 "곧 풀려" 틀린 예보
중국과는 반년째 협력회의 못 열어
초미세먼지 주의보 내려진 서울선
사망 위험 높아지는데 속수무책

 하늘이 온통 희뿌옇게 변한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오후 4시 ㎥당 평균 166㎍(마이크로그램), 초미세먼지는 93㎍까지 치솟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초미세먼지 경보제를 도입했고, 이날 처음으로 주의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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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밤 시작된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오염은 이날까지 계속 심해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3일에는 “4일 오후에는 미세먼지가 걷히겠다”, 4일에는 “5일 오후에는 걷히겠고 오염도는 ‘보통’ 수준일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모두 빗나갔다.



 환경과학원은 이날 “6일에도 대기 정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수도권 지역은 ‘약간 나쁨(미세먼지 농도 81~1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서울시립대 동종인(환경공학) 교수는 “수도권 미세먼지가 급증한 것은 중국발 오염물질에다 수도권 자체의 대기오염물질, 대기가 정체하는 기상 현상이 한데 겹쳤기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에 대한 대기오염 개선 촉구와 더불어 국내 대책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환경부는 중국 정부와 협력을 통해 스모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중국 측으로부터 얻어낸 게 전무하다. 지난 5월 한·중·일 3국 환경장관회의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제안으로 3국 대기분야 정책 대화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회의는 지금껏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윤 장관은 또 지난달 22일 제19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가 열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중국 측 대표를 만나 대기오염 방지 협력을 촉구했다. 윤 장관은 귀국 후에도 중국 환경보호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냈지만 아직 반응이 없는 상태다.



 중국 탓만 할 수도 없다. 국내 대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건강에 더 해로운 초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원인물질이 어디서 얼마나 배출되는지부터 파악해야 하지만 아직 배출원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제2차 수도권 대기질 특별대책이 시행되는 2015년부터 초미세먼지 기준을 적용하고, 본격적으로 오염물질 저감에 나설 방침이다.



 동 교수는 “초미세먼지 배출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고, 60%는 기체 상태로 배출돼 대기 중에서 입자로 전환되기 때문에 배출원 조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서둘러 조사에 나서야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남광희 기후대기정책관은 “10일께 중국 스모그와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측정망 확충 등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섣부른 정책 시행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환경과학원을 중심으로 기상청과 수도권대기환경청·한국환경공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도 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오염 피해 우려=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미세먼지 오염에 노출되면 상태가 악화되거나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 오는 경우도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김주상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던 호흡기 환자 중 방문 예정일을 앞당겨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하루 외래환자 중 상태가 안 좋아진 경우도 더 늘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한다면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물을 자주 많이 마시고, 코나 입을 물로 자주 헹궈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올해 초 내놓은 ‘초미세먼지의 건강영향 평가 및 관리정책연구’ 보고서를 통해 서울지역에서 초미세먼지 일평균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44%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1.75%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KEI 배현주 박사는 “하루 단위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증가해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강기헌·장주영 기자



◆미세먼지=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로 PM(Particulate Matter)10이라고 한다.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배출되거나 황사 때 날아오는 크기가 작은 먼지를 말한다.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의 먼지로서 PM2.5라고 한다. 자동차 배출가스 등을 통해 직접 배출되기도 하지만, 대기 중으로 배출된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이 아주 미세한 초미세먼지 입자로 바뀌기도 한다. 허파꽈리 등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여기서 혈관으로 들어간다. 초미세먼지는 혈액의 점성을 높여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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