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돌에서 뮤지컬 스타로 … '디셈버' 주역 김준수

중앙일보 2013.12.06 00:35 종합 21면 지면보기
뮤지컬 ‘디셈버’에 출연하는 김준수. 그는 두 달째 이 작품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연말엔 콘서트 무대도 있다. 그는 “장진 감독의 섬세한 연기 지도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웃음과 감동이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어휴, 조승우 선배가 1등이죠. 정성화 선배도 너무 잘 하시고. 실력만 따지면 전 열 손가락 안에도 못 껴요. 굳이 얘기하자면 인기만 1위?”


'가객' 김광석, 그 깊이 따라갈 수 있을까

 “이제 대한민국 넘버원 뮤지컬 배우 아닌가”라는 물음에 대한 김준수(27)의 대답이다. JYJ라는 아이돌 스타를 넘어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선 김준수(27). 2010년 초 ‘모차르트!’로 데뷔한 그는 이제 한국 뮤지컬의 아이콘이 됐다. ‘티켓 오픈 5분 만에 2만석 매진’ 같은 전대미문의 흥행 파워를 과시했고, 최초의 러닝 개런티 뮤지컬 배우로 수천 만원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 신인상·인기스타상을 넘어 남우주연상(2012년 한국뮤지컬대상)까지 수상했다. 데뷔 4년 만에 인기와 실력을 동시에 거머쥔 셈이다.



조승우·정성화에 비하면 실력 아직 …



 5일 김준수를 만났다. 그는 1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디셈버’(연출 장진)에 출연한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로 엮은 창작뮤지컬이다.



 -출연 계기가 있다면.



 “김광석이다. 딴 거 없다. ‘12월’ 노래 듣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한 시대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가객을 내 목소리로 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외감 아니면 전율, 그런 거였다.”



 -김광석 노래는 어떤가.



 “뮤지컬에선 편곡도 많고, 일부분씩 쪼개다 보니 전부 합치면 10곡쯤 부르는 것 같다. 특히 1막 마지막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부를 땐 울컥한다. 엊그제 연습실에선 콧물까지 나와 스태프 보기 민망했다. 나도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그게 김광석인 듯 싶다.”



 -김광석과 음색도 다르고 시대 배경도 1980년대인데, 낯설지 않나.



 “대학교 캠퍼스 장면이 여럿이다. MT 가고 동아리 활동하는 것을 무대에서 처음 한다. 경험 못했기에 더 신기해하면서 몰입하지 않나 싶다. 김광석 선배와 음색이 다르지만, 또 그 처연함과 깊이를 따라갈 수 없지만, 즉 흉내도 낼 수 없지만 그저 나만의 스타일로, 김준수가 할 수 있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정정당당하게 무대와 직면한다고 할까. 대신 작품 속 ‘지욱’은 여태 한 뮤지컬 중 가장 나다운 배역이다.”



MT·동아리 … 몰랐던 것 무대서 경험



 -어떤 면에서 비슷한가.



 “공부 못하는 모범생? 학창 시절에 내가 그랬다. 철없고, 장난스럽고, 사랑에 서투르면서 돌직구를 던지는 모습도 그렇고. 지나치게 현실성 있는 인물을 무대에서 연기한다는 게 오히려 생소하기도 하다.”



 -대형 창작 뮤지컬이다.



 “휴, 이렇게 대사 많은 줄 몰랐다. 툭하면 가사 바뀌고, 또 장면 달라지고…. 정신 없다. 속은 기분이다. (웃음) 아마 개막하고도 일부 수정은 불가피할 것 같다. 무대에서 대사 싹 까먹는 악몽을 꾼다. 연기가 많다는 거, 분명 부담감 있다. 하지만 어차피 겪어야 될 일 아닌가. 씩씩하고 유쾌하게 돌파하고 있다.”



 -자신의 노래로 뮤지컬을 만든다면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차다. 하지만 실제 제작하면 격정적인 멜로곡이 대부분이라, 가사도 꽤 야한 내용이 많아 ‘19금 뮤지컬’이 되지 않을까.”



 -어느새 데뷔 10년이다.



 “5년쯤 지나면서 공백 있지 않았나. 그때 만나게 된 뮤지컬이 전환점이 된 건 분명하다. 나를 내려놓고 딴 사람이 된다는 건, 역으로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조건 없이 지지해주는 팬이 큰 힘이었다. 그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는 책임감이 나를 더욱 채찍질하게 한다.”



남자판 ‘위키드’있다면 엘파파 하고 싶어



 -이제 1등 뮤지컬 배우 아닌가.



 “그런 얘기 좀…. 우선 절대적인 작품 수에서 모자란다. 경험, 연기폭, 성량 등 부족한 것 투성이다.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영웅’ ‘헤드윅’ 등 하고 싶은 작품도 많다. ‘위키드’ 남자 버전 있으면 꼭 엘파파 하고 싶다.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난 10위 안에 들지 못한다. 가야 할 길이 멀고, 배울 게 많다는 점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최민우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