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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문화의 나눔정신, 이 시대에 맞게 살리려면 …

중앙일보 2013.12.06 00:33 종합 21면 지면보기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기념해 5일 서울 경복궁에서 ‘2013 대한민국 김치문화축제’가 열렸다. 개막행사로 8도의 명물 김치를 왕과 왕비에게 올리는 진상식이 재연됐다. [최승식 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식문화인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올라
"한국인 정체성 상징" 인정받아
김장휴가·김장보너스는 어떨까
김치소 등 반제품 많이 나와야

 문화재청은 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8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김장문화의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 ‘강강술래’(2009) ‘아리랑’(2012) 등에 이어 총 16개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김장문화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젊은 층에 외면받고 있는 김장문화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왜 김장문화인가=이번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은 ‘김치’가 아니라 ‘김장문화’다. 유네스코는 10월 한국 문화재청이 “‘김치와 김장문화’의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는 자료를 발표하자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것은 김치가 아니라 김장문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무형유산의 상업적 이용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2010년 등재된 ‘프랑스 미식’ ‘지중해 요리문화’ 등의 경우도, 특정한 요리가 아니라 음식예절과 조리법을 포함한 요리를 둘러싼 ‘문화’가 등재대상임을 강조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이번 심사에서 김장이 한국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웃과 나눔의 정을 확인하는 동시에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조사한 ‘2013년 소비자 김장계획’에 따르면, 올해도 70%에 가까운 가정이 집에서 직접 김장을 담그거나 가족들이 한 김장김치를 나눠먹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장이 대다수 가정의 중요한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등재신청서 작성에 참여한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박상미 교수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김장이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민족의 소중한 전통을 담은 의미 있는 행사라는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장기술 더욱 개발해야=김장이 한국인의 중요한 연례행사임은 맞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번잡한 일로 인식되고 있다. 앞선 조사에서도 ‘집에서 직접 김장을 한다’고 답한 비율이 50대 이상에서는 83.0%인 반면, 40대에서는 36.9%, 30대에서는 20.7%로 줄어들었다.



 순천대 김치연구소 박종철 소장은 “시장에 가서 배추, 무를 사다 소금으로 절여서 씻고 갖가지 채소를 구입해 양념을 만드는 일은 매우 번거롭다. 절인 배추와 양념을 배합한 김치소 판매를 더욱 활성화해 김치를 직접 만들어먹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저장기술을 개발해 절인 배추의 판매를 상용화하고 김치소를 재료나 맛에 따라 다양화하자는 의견이다.



 김치 수출에 집중하기보다 김치를 만들어 먹는 과정 자체를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는 “김장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김장휴가나 김장보너스 제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또 김치와 비슷한 절임채소 요리를 가진 나라들과 활발하게 교류한다면 발효음식을 보관하는 김치냉장고의 수출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일부터 열리고 있는 이번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는 ‘와쇼쿠(和食)’로 불리는 일본음식 문화와 중국의 주산 및 주판셈 지식과 활용, 아제르바이잔의 전통 말타기 놀이 등이 새롭게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글=이영희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세계유산(자연·문화), 세계기록유산과 함께 유네스코 3대 유산사업의 하나다. 소멸 위기에 처한 전통예술이나 축제, 공예 기술, 생활 관습 등을 대상으로 한다. 중국이 30건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22건, 한국이 16건으로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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