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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지역 신도시 소규모 건축 공사현장

중앙일보 2013.12.06 00:05 2면
천안·아산 신도시 곳곳에서 이뤄지는 소규모 건축공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은 천안 불당동의 소규모 건축공사 현장. 조영민 기자


# 아산 장재리 신도시에 거주중인 임리라(27·여·가명)씨는 얼마 전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퇴근 후 집으로 귀가하던 중 길가에 방치된 건축자재에 발이 걸려 넘어졌던 것. 다행이 큰 부상은 없었지만 자칫 길이 미끄러웠다면 2차 사고로 이어질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날 이후 임씨에게는 공사현장을 피해서 다니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임씨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길에 얼음이 얼어 있었다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며 “공사가 끝나면 어두운 밤길을 지나는 보행자를 생각해 눈에 띄는 천으로 덮어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길을 지나다 머리 위에 뭔가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공사현장을 피해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룸·다세대 지으며 인도·차도에 자재 방치 … 시민 “안전 사고 위험”
안전 표시판 설치 안 돼
행인은 차도로 보행, 차량은 되돌아 나가기도



# 천안 불당동에 혼자 거주하는 이수진(29·여·가명)씨는 이른 아침마다 소음 때문에 고역이다. 김씨가 거주하는 바로 옆 대지에서 새벽부터 공사를 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이라 창문을 닫아 놓는데도 소음이 들릴 정도다. 이씨는 “하계기간 동안에는 바로 앞의 신축건물 공사 때문에 시끄럽고 먼지가 많이 들어와 집 창문을 열고 자지 못했다”며 “앞 건물이 완공되니 지난달부터 바로 옆 건물에도 공사가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또 “왜 이렇게 아침부터 서둘러 공사를 하는 줄 모르겠다”며 “천막도 가리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 공사를 하니 인부들이 창문을 통해 우리 집을 엿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어 불쾌하다”고 불평했다.



천안과 아산지역 신도시 곳곳에서 이뤄지는 소규모 건축공사가 인근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를 단속해야 할 관할기관에서는 ‘손길이 미치지 못해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오전 11시 원룸이 밀집돼 있는 천안 불당동의 한 골목에서는 대형 사다리 차를 이용해 신축 원룸 건물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골목 전체를 막아버린 사다리 차 옆에는 쓰다 버린 자재와 모래 등이 쌓여있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줄 모르고 골목길로 들어선 몇몇 차량은 후진으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제대로 된 안전 펜스 하나 설치돼 있지 않아 이 일대를 지나는 보행자들은 몸을 사리며 사다리 차 옆을 지나다니고 있었다.



소규모 건축 공사 현장 ‘관리 엉망’



주민 김영준(38)씨는 “며칠째 공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한 번도 안전 표지판이나 펜스가 설치된 것을 본적이 없다”며 “아무리 통행이 별로 없는 좁은 골목길이라 해도 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이익만 챙기려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아산 장재리의 한 다세대 주택 건축 현장에서는 자재를 인도에 쌓아놓고 공사가 진행됐다. 이 일대를 지나는 보행자들은 건축자재를 피해 차도로 지나다니고 있었다.



불당동과 마찬가지로 폐기물들이 인도의 일부 구간을 점령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 정상호(43)씨는 “저녁이 되도 자재와 폐기물들이 그대로 쌓여 있다”며 “인도가 있는데도 차도로 보행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짜증난다”고 말했다.



 최근 원룸건축 붐이 일고 있는 아산 용화택지개발지구의 경우도 대부분의 건축현장에는 인도 및 차도에 건축자재를 쌓아놓고 공사를 강행해 교통과 보행환경을 크게 해치고 있다. 또한 인근 건축물이나 주거지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가림막이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조차 설치하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 주변을 지나는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 현장 대부분에서는 아침 일찍 작업이 시작되면서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재 투척을 일삼고 있어 이에 따른 소음으로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인부들도 안전장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조차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작업에 열중하고 있어 지도와 단속이 시급한 실정하다.



이날 장재리에서 다세대주택 공사에 참여중인 10여 명의 인부들 중 안전모를 착용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아무리 소규모 건축이라고는 하지만 철근만 세워진 건축물에서 일을 하는 인부들에게 안전장비는 필수다. 하지만 인부들은 안전장비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달 초부터 공사현장에서 인부로 활동하는 강모(47)씨는 “대규모 공사장이야 안전장비를 의무화하지 이런 작은 규모의 공사는 안전장비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며 “안전모를 쓰면 답답하고 시야가 가려져 더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부 이모(47)씨 역시 “우리 안전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며 “위험한 작업이 있을 시에만 쓰고 있다”고 거들었다. 실제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나 고층건물 건설현장에는 소위’작업 반장’이 공사가 시작되기 전 인부들을 한데 모아놓고 장비를 검사하고 안전수칙을 일러두는 등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한다.



아산시 관계자는 “소규모 건축공사현장에서도 안전장비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며 “누가 시키기 전에 자신이 먼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전했다.



소규모 건축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대다수가 안전에 무지한 이유는 대부분이 조선족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안전수칙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을 리 만무하다. 또한 천안과 아산에 지어지는 원룸과 다세대주택들은 거의 다 개인소유다. 아파트나 대규모 오피스텔처럼 따로 분양가를 승인 받아 운영되지 않고 개인이 소유해 남에게 임대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안전에 만전을 기할 수 없는 이유다. 불당동에서 원룸 임대 사업을 하고 있는 A건물주는 “원룸을 지을 당시 인부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인부와 보행자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소규모 건축물을 모두 점검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계속 신축건물이 증가하는 만큼 인근 주민과 보행자, 인부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산 지역 건축 신고 및 허가건수가 2012년 1230건, 올해 현재 1094건이며 천안 지역 역시 올해에만 건축 신고가 1000여 건이 넘을 정도로 건축 붐이 일고 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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