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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슈트에 빨간 양말? 별난 감각으로 양말업계 '큰손'

중앙일보 2013.12.06 00:01 Week& 11면 지면보기
해피삭스의 다채로운 디자인 양말. [사진 해피삭스]


미카엘 쇠더린드(34)와 빅토르 텔(32). 스웨덴이 고향인 두 남자는 양말만 갖고 세계 패션 무대에 뛰어 들었다. 스타킹이나 레깅스 같은 건 속옷 브랜드 등에서 나오긴 해도 양말만을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는 많지 않다. 이들은 2008년 봄 ‘해피 삭스’란 이름을 내걸고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5년 만에 8000개 매장 낸 스웨덴 '해피 삭스'



창업 5년 만에 ‘해피 삭스’는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 변화무쌍하리만큼 다채로운 양말로 명성을 얻었다. 70여 개국 8000여 개 매장에서 이들이 만든 양말이 팔리고 있다. 판매만 잘 되는 것도 아니다. 패션 세계 주류가 이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올해엔 사진가 겸 뮤직비디오 감독 데이비드 라샤펠(50)과 협업해 영상도 만들고 사진첩도 냈다. 라샤펠은 20세기 영화 거장으로 불리는 페데리코 펠리니(1920~93)와 비견되는 인물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브랜드 이름처럼 양말만으로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왜 하필 양말로 패션 사업을 시작했나.



쇠더린드 “영국이나 이탈리아에 질 좋은 양말은 꽤 있었다. 하지만 멋진 양말은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있다 해도 너무 비쌌다. 혹은 멋지려고 애썼지만 훌륭한 디자인 양말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텔 “양말은 패션 세계에서 한동안 잊혀진 필수품이었다. 중요하고 기본적인 패션 소품인데, 그런 기대에 부응할 만한 제품이 없어서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 났던 거다.”



-양말은 여차하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옷 전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작아서 디자인할 것도 별로 없겠다.



쇠더린드 “잘 모를 테지만 스웨덴에서도 가정에선 대부분 신을 벗고 생활한다. 초대 받았을 때 멋진 양말을 보여줄 일이 많다. 스웨덴에선 주말에 가장 좋은 양말을 꺼내 신는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수도 있는 때가 주말이니까.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웃음)”



텔 “제품을 보면 그런 생각 안 할 것이다. 디자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성공을 보여주자 ‘내가 먼저 할 걸’하고 말하는 걸 여러 번 들었다.”



-상의·하의 패션 디자인엔 장식을 달거나 모양을 변형하는 등 방법이 많다. 하지만 양말은 모양은 그대로 두고 디자인만 다르게 해야 하니 누구든 모방할 수 있겠다.



쇠더린드 “양말만 갖고 수익을 내면서 사업을 유지하려면 노하우가 필요할 것이다. 양말 하나에만 집중해 성공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웃음)”



유명 사진가 겸 뮤직 비디오 감독 데이비드 라샤펠이 올해 `해피삭스`를 주제로 사진을 찍었다.
-양말이 패션에서 그렇게 중요한가.



쇠더린드 “개성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당한 도구다. 굉장히 튀는데, 그렇게 크게 보이진 않는다. 조금씩, 은근하게 드러내기 좋단 말이다. 혹 보여주지 않더라도, 일상의 재미를 위해서 양말은 중요하다. 아침마다 양말을 고를 때 즐겁고 행복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양말 하나로 멋쟁이가 되는 방법은.



텔 “대비를 고려하면 된다. 쉽게 하는 방법은 색상이나 느낌을 맞추는 거다. 오렌지 색상 포켓치프를 남색 재킷 상의에 꽂았다고 해보자. 양말은 오렌지색으로 할 수도 있고 오렌지 무늬가 들어간 걸로 할 수도 있다. 또 그와 반대의 방법으로 멋을 낼 수 있다. 검정 슈트에 빨간 양말을 신어 봐라. 섞는 재미, 조화시키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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