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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보물’ 된 박인비 … 우즈는 ‘드롭 게이트’ 먹칠

중앙선데이 2013.12.01 01:09 351호 19면 지면보기
타이거 우즈가 1월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유럽 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2라운드 5번 홀에서 덤불에 박힌 공을 빼낸 뒤 드롭하고 있다. 2라운드 후 경기위원회는 공을 건드릴 수 없는 모래 지역이었다고 판정하고 2벌타를 줬다.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 나가지 못했다. [중앙포토]
“기록만 좇으면서 필드는 참혹한 전쟁터가 됐다. 그러나 가족을 통해 나의 목표는 기록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 덕분에 다시 골프를 사랑하게 됐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

2013 필드의 버디와 보기

 10월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장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롤렉스 시상식.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2연패를 이룬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모든 공을 가족에게 돌렸다.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뒤 4년 동안 슬럼프에 허덕였다. 그러나 올 시즌 가족들의 사랑에 힘입어 골프계의 전설로 우뚝 섰다. 한국 선수 중 최초로 MVP에 해당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메이저 3연승을 기록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은 박인비의 맹활약을 ‘올해의 골프계 뉴스 30’ 중 2위로 꼽았다. ESPN은 “남녀 골프 선수를 통틀어 그랜드슬램에 근접하는 성적을 낸 선수를 본 지 10년이 넘었다”면서 “박인비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보물”이라고 평가했다.

 필 미켈슨(43·미국)도 가족 사랑으로 기적을 만들었다. 미켈슨은 지난 6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오픈에 하마터면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대회 하루 전날 골프장에서 3800㎞ 떨어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딸 아만다의 졸업식에 참석하고 새벽 3시30분에야 공항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켈슨은 3시간 쪽잠을 청한 뒤 대회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미켈슨은 7월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디 오픈에서는 가족이 함께 하는 가운데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미켈슨의 세계 랭킹은 4위지만 가족 사랑은 세계랭킹 1위 감이다. 두 딸(아만다·소피아)과 아들(에반) 등 3명의 자녀를 둔 미켈슨은 2006년 9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남은 시즌을 접었다. 2009년 5월에는 아내 에이미가 유방암 진단을 받자 병간호를 이유로 그해 디 오픈 챔피언십 등 대회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ESPN은 가족 사랑으로 이뤄낸 미켈슨의 우승 스토리를 올해의 골프계 뉴스 1위로 선정했다.

인생 역전 샷 날린 강성훈·김태훈·스텐손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강성훈(26·신한금융그룹)은 고국에서 인생 역전 샷을 날렸다. 한국 투어를 거쳐 2011년 PGA 투어에 데뷔한 강성훈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로 밀려났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2부 투어에서도 조건부 시드를 얻는 데 그쳐 ‘국제 투어 미아’ 신세가 될 뻔했다. 그러나 선배 최경주(43·SK텔레콤)의 초청을 받고 출전한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기사회생했다. 1주 뒤 열린 한국오픈에서는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김형태(36)가 규칙 위반으로 2벌타를 받는 바람에 1타 차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6주 동안 4개 대회에서 2승을 거두며 4억7552만원을 번 강성훈은 류현우(4억4109만원)를 제치고 상금왕까지 올랐다. 강성훈은 두 번의 우승으로 KPGA 투어 5년, 아시안 투어 2년 시드 등도 챙기면서 국제적으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프로 7년차’ 김태훈(28)도 올 시즌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어릴 적 아이스하키를 한 덕에 남다른 장타를 날리게 된 김태훈은 장타자가 잘 걸리는 드라이버 입스(Yips·불안 증세)로 8년간 고생했다. 입스를 잡기 위해 이름도 ‘범식’에서 태훈으로 개명한 그는 8월 보성CC 클래식 J골프 시리즈에서 정규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350야드가 넘는 파 4홀에서 원 온을 시키는 호쾌한 플레이로 여성 골프 팬들의 마음도 훔쳤다.

 헨릭 스텐손(37·스웨덴)도 올 시즌 드라이버 입스를 딛고 대박을 터뜨렸다. 입스로 두 차례나 슬럼프를 겪은 스텐손은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인 페덱스컵과 유러피언투어 플레이오프인 레이스 투 두바이까지 석권한 첫 선수가 됐다. 양쪽에서 받은 플레이오프 우승 보너스만 1100만 달러(약 117억원). 스텐손은 PGA 투어 상금 2위, 유러피언투어 상금 1위로 돈방석에 앉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에게 2013년은 명암이 교차한 한 해였다. 2009년 말 불륜 스캔들로 추락했던 우즈는 올 시즌 5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로 복귀했다. 스키 스타인 여자 친구 린제이 본(29·미국)을 만나며 사랑과 일을 동시에 성취한 행복한 남자가 됐다. 그러나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매킬로이, 소송 휘말려 랭킹 6위로 추락
세 차례나 불거진 ‘나쁜 손’ 논란은 우즈의 명성에 금이 가게 했다. 우즈는 1월 HSBC 골프챔피언십에서 덤불 아래 모래에 박힌 공을 들어 올려 닦은 뒤 임의로 드롭했다가 2벌타를 받았다. 4월 마스터스에서는 아이언 샷을 물에 빠뜨린 뒤 종전 친 지점에 최대한 가깝게 드롭해야 한다는 룰을 어기고 2야드 뒤에 드롭했다가 또 2벌타를 받았다. 우즈의 룰 위반은 경기 뒤 시청자 제보로 밝혀져 원칙대로라면 스코어 카드 오기로 실격돼야 했다. 그러나 경기위원회 재량으로 벌타만 주는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되면서 ‘타이거 룰’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우즈는 지난 9월 BMW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도 공 뒤에 있는 나뭇가지를 치우다 공이 움직이면서 2벌타를 받았다.

 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는 올 시즌 코스 안에서 침묵했지만 코스 밖에서 화제를 뿌렸다. 연초 나이키골프와 후원 계약으로 화제를 모은 것도 잠시, 전 후원사인 오클리와 소송에 휘말렸다. 9월 말 매니지먼트 회사를 직접 차리고는 이전 소속사인 호라이즌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또 다른 소송을 이어갔다. 이런저런 소송으로 1년을 보낸 사이 세계랭킹은 6위까지 떨어졌다.

 전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는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끝난 LPGA 투어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역전패당한 뒤 갤러리 탓을 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17번 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루이스는 펑샨샨(24·중국)의 마지막 홀 이글로 역전패한 뒤 “극성스러운 중국 갤러리에게 우승컵을 빼앗긴 기분”이라고 했다. 그도 모자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갤러리에 대해 불만을 늘어놨다가 오히려 비난을 샀다. 루이스는 결국 트위터의 글을 모두 삭제하고 계정도 없애야 했다.

 청야니(24·대만)는 지난 3월 말 109주 만에 세계랭킹 1위에서 밀려난 뒤 세계랭킹 29위까지 추락했다. 지난 3월 열린 기아클래식에서는 프로암 날 늦잠을 자다 지각해 본 대회에 실격당하는 사고까지 쳤다.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청야니는 톱10 네 번, 상금 랭킹 38위에 그치면서 은퇴설까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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