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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외국 투자 유치 막는 공정거래법

중앙일보 2013.11.29 00:10 경제 10면 지면보기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대학원장
한국자원경제학회장
중국은 거대한 용광로와 같이 새로운 기업과 사업·산업을 계속 만들어내면서 우리를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주력 산업들이 하나 둘씩 중국의 사정권에 들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선진 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질적 도약을 이루는 데 필수 불가결하다.



 우리나라는 미국·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전략적 가치를 키우고 있다. 서구와 일본 선진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지역거점으로 중국보다 한 단계 앞선 산업구조를 계속 유지해나갈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는 산업발전과 미래 경제 활성화에 없어서는 안 될 징검다리다. 외국인 투자가 국내법에 의해 무산되지 않도록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을 통해 그 족쇄를 풀어야 할 것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전략적으로 중요한 외국인 투자 유치 프로젝트가 공정거래법으로 인해 표류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는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려는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과는 무관하다. 그런데 공정거래법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억제한다는 명분하에 지주회사 체제 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자칫 한국 산업의 발전과 대중국 대응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



  최근 국내 정유사들은 일본의 투자를 유치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파라크실렌(PX) 생산시설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투자를 유치하는 정유사는 내부 기업 지배구조상 손자회사가 되며,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제한받고 있다. 한·일 기업 간 PX 합작투자는 이미 2011년부터 추진되어 왔지만 국내 법제도 때문에 현재까지도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합작 프로젝트의 일본 측 파트너들은 PX 원료를 생산하는 글로벌 정유업체로, 한국과의 합작이 성사되지 못한다면 원료의 판로 확보를 위해 중국 측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일본과 중국의 합작이 성사된다면 중국의 PX 경쟁력 제고 및 자급화 일정 단축이 가능해져 국내 산업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PX 생산시설 합작 프로젝트는 투자와 고용 등 거시적 효과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PX 생산회사 2개, 윤활유 생산회사 1개가 원활히 추진되면 직접고용 194명, 간접고용 1만4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에서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만 예외규정을 두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는 국내의 일상사와 분리해서 외국인투자촉진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부와 정치권이 마음을 모아 외국인 투자의 족쇄를 풀고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통해 새 산업을 개척하고 고용을 늘려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대학원장

한국자원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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