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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홀로서기 돕는 ‘착한 식당’ 문 열었다

중앙일보 2013.11.29 00:05 4면 지면보기
박순분 아산시자활센터장과 자활근로자들이 착한식당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외로운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 도우며 체계적으로 일을 배울 수 있게 됐어요. 무엇보다 창업이라는 자활의 목적이 생기니까 자신감도 솟아 납니다.”

아산지역자활센터, 온양온천역 뒤에 개업



 아산지역자활센터(센터장 박순분)가 아산시 온양2동 온양온천역 뒤에 ‘착한 식당’을 개업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착한식당은 생계가 어려운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근로자들이 국수와 수제비 등을 판매해 자활과 자립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장이다. 자활근로사업비로 인건비를 포함한 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여기에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주방시설과 함께 20여 개의 좌석을 갖추게 됐다.



 지난 26일 오전 착한식당 주방에서는 흰 가운에 앞치마를 두른 두 명의 여성 자활 근로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으로 갓 수확해 가져온 신선한 야채를 다듬고 육수를 준비하는 손길로 분주했다.



 아산지역자활센터는 근로능력이 충분한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자활을 돕는 곳이다. 본지(1월 29일자)에도 소개된 바 있는 누룽지 사업단 외에도 정부 양곡을 배달하는 택배사업, 집수리 사업단 등 10개의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익을 위한 사업단과 매출이 있는 사업단으로 총 80여 명의 기초생활수급자가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착한 식당은 아산지역자활센터를 대표할 ‘저소득층을 위한 괜찮은 일자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음식사업단의 일환으로 영농사업단에서 재배해 수확한 농산물을 유통하고 연계하는 판로를 모색하다가 개업을 추진하게 됐다. 지인들의 입 소문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던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음식을 만들어 수익을 내고 일자리를 늘려 자활을 돕게 된 것이다.



 영농사업단이 운영되는 신창면 수장리 하우스와 배방면 노지에서 재배된 호박·상추·당근·열무 등의 식재료가 저렴한 가격에 제공돼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또한 탈(脫)수급자가 되기 위한 과정의 발판을 마련해 자활근로자의 인건비가 나올 정도로 수익이 나면 공동 사업체가 아닌 ‘자활기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착한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잔치국수.
 착한식당은 지난달 개업한 이후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비빔밥과 누룽지·만두를 주 메뉴로 네 명의 여성근로자가 두 명씩 짝을 이뤄 오전과 오후 7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4000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을 기본으로 화학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안전한 먹거리 판매를 추구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잔치국수로 멸치와 북어 외에도 생강과 고추씨를 함께 넣고 끓여 비린 맛을 없애고 얼큰한 맛을 낸 국물 맛이 별미다.



 지역아동센터 급식도우미로 3년 넘게 일했다는 자활근로자 최난숙(63)씨는 “나이가 있다 보니 일자리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웠는데 이렇게 일자리를 갖게 돼 행복하다. 또 생활에 보탬이 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니 일하는 것이 힘들지만은 않다”며 “아직 홍보가 부족해 손님 대부분이 지인들이지만 앞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착한식당으로 유명해지면 장사도 잘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업단의 막내인 김숙이(45)씨는 “영농사업단에서 1년 동안 농사를 짓다가 착한식당에 와서 주방 일을 배우고 있다. 막연하게 하는 장사가 아닌 창업의 목적을 세우고 일을 하고 있어 힘이 난다”며 “앞으로 꾸준히 수익이 늘어나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순분 아산시자활센터장은 “센터에서는 기초수급 자활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착한식당의 홍보가 잘 되어 사업단에서 일하는 참여자들의 자립이 더욱 앞당겨지리라 생각한다”며 “자활 근로자 모두 탈(脫)수급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취업의지가 강하고 자활의지가 강한 자활참여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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