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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문맹률 63%인 나라가 있다니

중앙일보 2013.11.25 00:33 종합 33면 지면보기
고든 브라운
유엔 글로벌교육특사
전 영국 총리
성차별 없는 보편적 교육이란 명분은 굵직한 다른 국제적 변혁 운동에 밀려 오랫동안 뒷전 신세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교육을 최우선으로(Education First)’ 정책을 시작하면서 교육이 글로벌 정책 어젠다의 최우선이 됐다.

 무엇보다도 젊은이들 자신이 성 차별 없는 보편적 교육의 가장 큰 지지자가 됐다. 젊은이들, 특히 여자 아이들은 교육 기회 박탈에 침묵하지 않고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민권 운동을 시작했다. 어린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여자 아이들의 교육 받을 권리를 주장하다 탈레반이 쏜 총에 머리를 다쳤다. 그의 용감한 행동에 감동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말랄라가 옹호하는 명분은 공감을 불렀고 사건 이후 파키스탄과 다른 지역에서 대규모 공공 지원이 이뤄졌다. 방글라데시 여학생들은 10대에 원치 않는 조혼을 하는 대신 학교에 남아 공부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어린이 결혼 금지 구역’을 몇 달 전에 만들었다. 인도에선 어린이 권리운동가인 카일라슈 사티아르티가 주도한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글로벌 행진’이 벌어져 공장·작업장·가정에서 원치 않는 노동을 하던 수천 명의 어린 아이들을 구출해 학교로 돌려보냈다.

 아이들의 교육 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이러한 시위로 각국 정부는 유엔이 제창한 ‘글로벌 밀레니엄 발전 목표’의 제2항인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을 2015년까지 달성해야 한다는 압력을 느낀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육을 정책 어젠다의 핵심으로서 추진한다. 인적 자본은 왜 일부 국가가 저소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다.

 ‘교육을 최우선으로’ 정책은 전 세계에 걸친 재능과 잠재력 낭비의 규모에 비춰보면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략 5700만 명의 어린이가 여전히 학교 문턱에도 가지 못하며 5억 명의 소녀가 다니던 중등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7억5000만 명의 성인이 문맹 수준이다. 교육과 경제적 성공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질 높은 교육·훈련은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중요하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는 4000만 명에 이르는 고숙련 노동자 부족과 9500만 명의 저숙련 노동자 과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처지다. 2030년에는 전 세계 노동인력이 3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중 중등교육을 마치지 않은 인력 10억 명은 자국의 경제 전망을 심각하게 어둡게 할 수 있다. 지금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인력에 의존하는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심각한 숙련공 부족사태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실제로 성인 문맹률은 소말리아에서 63%, 나이지리아에서 39%에 이른다. 남수단에선 초등 교육을 마치는 것보다 사산되는 여자 아이가 더 많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금세기 중반께 세계 경제는 재능의 대량 낭비와 기회 불균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비트겐슈타인 센터가 출간 예정인 『21세기의 세계 인구와 인적 자본』이라는 책에 나온 새로운 수치에 따르면 2050년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성인 비율은 말리와 모잠비크가 고작 3%, 니제르·라이베리아·르완다·차드에서 겨우 4%, 말라위와 마다가스카르에서 5%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수치가 북미에선 60%지만 사하라 이남 지역 전체는 16%다.

 이러한 수치는 세계가 교육기회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져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숙련노동자 부족이라는 경제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안정을 해칠 가능성도 키울 수 있다. 초등교육을 일부의 특권에서 모두를 위한 권리로 만들 시간이 이제 2년 남짓 남았다. 그 마감 시한은 2015년 12월이다. ⓒProject Syndicate

고든 브라운 유엔 글로벌교육특사
전 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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