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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내부로 유입되는 정보 통제불능 위기"

중앙일보 2013.11.21 00:27 종합 8면 지면보기
19일 런던 밀레니엄 글로스터 호텔에서 열린 한·영 평화통일 포럼에서 김광진 안보전략 연구소 연구위원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올튼 상원의원, 김 위원, 애덤 캐스카트 리즈대 교수, 워릭 모리스 영?한협회장(사회), 홍성필 연세대 교수, 제임스 호어 초대 북한 주재 대리대사, 조정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사진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평양에 있을 때 제임스 본드와 본드걸을 알았다. 셰익스피어는 물론 애거사 크리스티도.”

한·영 통일포럼 런던서 열려



 김일성대 출신의 탈북자인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영국 얘기를 시작하자 청중의 탄성이 쏟아졌다. 김 위원이 영어로 말하는 것도 뜻밖이란 표정이었다.



 19일(현지시간) 런던 밀레니엄 글로스터 호텔에선 민주평통 영국협의회가 주최한 한·영 평화통일 포럼이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자들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토론자로 나온 김 연구위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어떤 회의에서 졸아 버리자 김 위원장이 이유를 물었다. 강 부상은 “싱가포르에 나간 딸과 사위 대신 손녀를 돌보느라 밤잠을 설쳤다”고 답했다. 외교관의 탈북 망명을 우려해 자녀를 평양에 두고 가도록 한 제도 때문이었다. 김정일은 자신이 그렇게 하도록 문건에 결재한 것도 잊은 채 “그런 제도는 문제”라며 관계자를 혼내고 없애라고 지시했다고 김 위원은 전했다. 그러곤 “최고지도자의 일관성(consistency) 결여가 북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론자인 데이비드 올튼 상원의원은 탈북자 실태보고서에 눈물을 흘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COI) 마이클 커비 위원장의 사연을 소개한 뒤 “북한 정권이 구체적 인권 탄압 증거들을 외면하는 건 반인도 범죄로 기소되는 길을 닦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정훈(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제인권대사도 “북한의 인권 유린이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요건인 인도주의 범죄임을 입증해 제소를 추진하는 게 내 임무 중 하나”라고 밝혀 김정은 정권을 ICC에 제소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 국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핵·군축팀장은 “김정은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내부로 유입되는 정보를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대북 전단이나 USB 살포 등 확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성공적 추진 과 관련해 스티븐 브라운 전 주한 영국대사는 ‘전쟁이 시작되면 작전계획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폰 몰트케의 말을 인용한 뒤 “지도자는 현실적이어야 하고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런던=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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