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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자녀 폐지' 발표 날 … 뉴질랜드가 크게 웃은 까닭

중앙일보 2013.11.21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뉴질랜드 달러 가치가 치솟는가 하면 미국 옥수수 농장주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피아노 제조업체 주가가 오른 반면 콘돔 제조사 주가는 뒷걸음질쳤다. 지난 15일 중국 정부가 30여 년간 유지해 온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면서 벌어진 풍경이다. 13억 인구의 대국이 기침을 하자 글로벌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신생아 급증 기대 … 세계시장 요동
분유 수출국 뉴질랜드 최대 수혜
기저귀·피아노 관련주 19~30%↑
의약품·사료 업체도 훈풍 예고

 글로벌 자산운용사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츠에서 투자매니저로 일하는 앤더스 파에즈만은 15일 이후 뉴질랜드 달러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중국에 유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라서”라고 파에즈만은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한 자녀 정책 폐지로 중국의 신생아 숫자가 늘어나면 중국에서 뉴질랜드산 분유 수입이 늘 것이고 그렇게 되면 뉴질랜드 통화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낙농 강국 뉴질랜드는 지난해 분유를 포함한 유제품을 중국에만 18억 달러(약 1조9000억원)어치 수출했다. 5년 전 2억3800만 달러와 비교하면 7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은 수입 분유 90%를 뉴질랜드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박테리아 분유 파동으로 중국이 뉴질랜드산 분유 수입을 전면 중단했을 때 뉴질랜드 달러 가치가 요동치기도 했다. 뉴질랜드 달러 가치는 중국 한 자녀 정책 폐지 직후 19일까지 1.2% 올랐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 폐지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결정사항의 주요한 개혁조치 중 하나다. 부부 중 한쪽이라도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이면 두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명시했다. 중국 13억 인구 중 23~42세 가임 여성은 79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인구 통계 분석에 따르면 이 가운데 48%인 3792만 명이 이번 정책의 영향권에 있다. 이 중 4분의 1만 둘째를 낳아도 향후 5년간 950만 명의 아기가 더 생겨난다.



 이에 따라 유아용품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기저귀 등을 생산하는 제지업체 C&S 페이퍼는 선전(深川) 주식시장에서 발표 이후 20일까지 18.5% 올랐다. 둘째까지 생기면 피아노 같은 고급 악기 수요가 늘 거라는 기대감에 하이룬피아노는 30% 가까이 뛰었다. 이유식 및 장난감업체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콘돔과 경구피임약을 생산하는 휴먼웰헬스케어는 상하이(上海)증시에서 2.2% 떨어졌다.



 파장은 태평양 건너 미국 곡물시장에도 기대감을 안겼다. 브루스 밥콕 아이오와대 교수는 “유제품 공급을 위해 소 사육을 늘려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료 곡물 수요가 늘 것”이라고 WSJ에 전망했다. 중국은 올해 700만t의 옥수수와 6900만t의 콩을 미국에서 수입했고 대부분을 사육사료로 사용했다.



 신생아 예방접종 등 의약품 수요도 기대된다. 제약 분야 시장조사업체 IMS인스티튜트는 중국 의약품 시장이 정부 주도의 의료 서비스 확충에 따라 매년 14∼17%씩 성장할 것으로 19일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보고서를 인용해 2017년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의약품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내년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050조원)를 넘어서게 된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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