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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야당도 마지노선 된 특검

중앙일보 2013.11.20 01:02 종합 5면 지면보기
국가기관 대선 개입에 대한 특검을 놓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9일 충돌했다. 황 대표는 “여당으로선 특검을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반면 김 대표는 “특검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맞섰다. 결국 여야 대치정국이 풀리느냐 마느냐가 특검 수용 여부로 판가름 나게 됐다.


새누리선 대통령의 반대 의지 강해
민주당은 지도부 리더십 걸린 문제

 민주당 지도부가 특검 수용을 마지노선으로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지도부 리더십의 유지를 의식한 때문이다. 김 대표 측 인사는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 중 하나만 얻어내면 당장 당내 반발이 불거질 것”이라며 “지도부가 견디질 못한다”고 했다. 당장 이날 의원총회에선 박영선·우상호·오영식 의원 등이 “(특검을 놓고) 여야 지도부 간 물밑 대화보다는 공식 협상으로 가야 한다. 협상 과정과 내용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특검은 안철수 의원, 정의당 등 당 밖의 야권세력과 민주당을 묶는 연대의 고리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의 입장은 정반대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강경하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 맡긴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새누리당 지도부 역시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현재의 당내 역학관계를 유지하려면 특검을 뿌리쳐야 한다. 특검을 수용할 경우 김무성·정문헌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의 반발을 사게 되고 경우에 따라선 여권 세력판도와 질서에 균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특검을 통해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대선 연장전’으로 치르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이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내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란 판단이다. 이 때문에 여야 일각에서 타협점으로 제기되는 ‘선(先) 특위, 후(後) 특검 여부 논의’가 실제 협상안으로 떠오를지 가능성은 당장은 불투명해 보인다.



채병건·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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