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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0만원 파격가 QM3, 투싼·폴로 동시에 노리다

중앙일보 2013.11.20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초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 닛산 쥬크에 이어 르노삼성이 QM3를 들고 나왔다. SUV 인기를 등에 업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수입차 수요까지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올 들어 10월까지 SUV 판매는 23만6127대로 소형차(19만7792대)보다 많다.


달아오르는 소형 SUV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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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은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웠다. 르노삼성은 내년 3월 선보일 QM3의 가격을 유럽 판매가보다 싸게 책정했다고 19일 밝혔다. SE 모델은 2250만원, LE는 2350만원, RE는 2450만원이다. QM3의 원래 모델인 르노의 캡처는 최상위 모델이 유럽에서 약 3000만원(2만1100유로)에 팔린다. 차에 붙는 세금이 유럽이 한국의 두 배 정도인 점을 감안해도 국내 판매 가격이 약 400만원 싸다. QM3의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캡처 기준으로 전장이 4122㎜로 소형 SUV로 불리는 현대차의 투싼ix(4410㎜)나 기아차 스포티지R(4440㎜)보다 작다.



 작아졌지만 틈새시장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 폴크스바겐 사장을 하다 최근 르노삼성 자동차 영업본부장으로 옮긴 박동훈 부사장은 “왜 소비자가 소형 디젤차에 열광하는지 알고 있다”며 “이 시장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국산 소형 SUV뿐 아니라 친정인 폴크스바겐의 해치백 승용차인 폴로까지도 넘보겠다는 얘기다. 국내 출시 차량 중 최고 수준인 QM3의 연비 18.5㎞/L는 폴로(18.3㎞/L)에 뒤지지 않는다. 가격 면에선 폴로(2490만원)는 물론이고 골프 하위 모델(2990만원)의 수요자까지도 잡겠다는 계산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3의 가격은 앞으로 소형 수입차 가격을 변화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QM3는 전량 유럽에서 생산해 수입돼 ‘무늬만 국산차’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집안 싸움도 생긴다. 르노와 한 지붕 아래 있는 닛산은 최근 쥬크를 내놓았다. 쥬크는 크기(전장 4135㎜)가 QM3와 비슷하다. 마력에선 쥬크(쥬크 190마력, QM3 90마력 추정)가, 연비(쥬크 12.1㎞/L)에선 QM3가 앞선다. 쥬크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살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표방한다. 이 분류를 따르자면 지난달 기아차가 5년 만에 새로 내놓은 올 뉴 쏘올도 QM3의 경쟁 대상이 될 수 있다.



 국내 초소형 SUV 시장도 불이 붙었다. 선두 주자인 한국 GM의 트랙스는 길이 4245㎜로 이미 해외에서 ‘뷰익 앙코르’ 등의 이름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는 2월 출시돼 10월까지 6374대가 팔리며 선전했다. 모델은 5개로 QM3보다 다양하고, 가격은 1940만~2289만원이다. 한 단계 위 급인 소형 SUV도 마음 놓고 있을 형편은 못 된다. 투싼ix, 스포티지R, 쌍용 코란도C의 가격은 고급형 기준으로 2800만원 안팎이지만, 기본 모델은 2000만원 초반대여서 가격 면에선 초소형 SUV와 겹치는 부분이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투싼ix나 스포티지R은 신형 SUV에 비해선 옛 모델이란 이미지가 있다”며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 운전자의 경우 작지만 운전이 상대적으로 편한 초소형 SUV에 대한 관심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 없던 초소형 SUV가 등장하면서 자동차 분류상의 혼란도 불러왔다. 유럽에서는 코란도C 등은 C세그먼트로, QM3 크기의 모델은 B세그먼트로 분류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소형 내지 준중형 승용차에 해당하는 초소형 SUV의 개념이 없었다. 국산과 수입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 QM3는 스페인에서 만든다. 국내에선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보완 작업 정도만 하게 된다. 현대차가 유럽에서 만들어 파는 디젤차 i10 등이 한국에 들어올 경우에도 수입차로 볼지, 국산차로 볼지가 헛갈리게 된다. 미국·유럽에선 이미 국적보다 브랜드별 분류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일단 QM3 판매는 국내 매출로 잡게 된다”며 “소비자가 르노삼성을 국산차로 인식하고 있는 점을 이번 가격 책정에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6일 출시되는 제네시스의 사전 계약을 19일부터 현대차 지점에서 받기 시작했다. 이날 공개된 실내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넓어 보이고, 마감 소재도 고급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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