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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영국이 감탄한 한국의 창조경제

중앙일보 2013.11.19 00:11 경제 11면 지면보기
오영호
KOTRA 사장
과연 영국다운 의전이었다. 전통과 격식을 중시하는 나라답게 왕실 근위대 사열과 황금마차 퍼레이드로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세계 최고의 예우와 품격이 느껴졌다. 스마트폰과 랩톱 컴퓨터로 무장하고 비행기로 이동하는 첨단의 시대에 동화 같은 장면을 보니 묘한 감흥이 일었다. 양국 수교 130년에 한국전쟁 때는 미국 다음의 최대 파병국인 전통적 우방이자 동반자라는 사실까지 더해져 마음이 푸근해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창조경제를 구현할 최적의 파트너로 양국이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창조경제의 원조인 영국과 창조경제를 국정목표로 내세운 한국의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포괄적이면서 창조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의 접목으로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을 넘어 글로벌 경제성장 분야로 협력을 다원화해 무역과 외국인 직접투자의 규모를 2020년까지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새로운 분야에 대한 경협이 기대된다.



 경제사절단으로서 보람을 느낀 것은 창조경제의 모델을 구현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KOTRA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관해 ‘코리아 브랜드&한류상품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창조경제를 모토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마음이 뿌듯했다. 영국은 옛것을 바탕으로 새것을 창조하고, 새것을 바탕으로 옛것을 재발견하는 지혜가 대단하다. 화력발전소가 미술관으로 재탄생하고, 어시장이 있던 곳은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이번 행사가 열린 곳이 바로 과거에 어시장이었던 올드 빌링스케이트 전시장이다.



 행사장은 한마디로 ‘창조경제의 시연장’이었다. 문화와 산업이 전통 혹은 IT와 접목해 융합하고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총망라했다. 태극기의 4괘, 나전, 매듭 등 한국의 고유문화를 생활용품에 접목한 디자인이 전시되고, 정원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영국인을 위한 한국의 정원도 선을 보였다. 비빔밥 등 다양한 한식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있고, 뽀로로 등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캐릭터 비즈니스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 한가운데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2NE1 등 한류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져 현지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음악과 IT기술을 접목한 홀로그램이었다. 홀로그램으로 선보인 싸이의 가상 콘서트는 실제 공연으로 착각할 정도로 완벽한 기술력을 과시해 영국인들의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지하 공간에는 영국과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미디어 아트들이 전시돼 예술과 IT기술의 무한한 융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템스 강변에 자리 잡은 전시장의 뒤편으로는 한국전쟁을 끝으로 퇴역한 낡은 군함이 보였는데, 그곳 역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한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래서일까. 영국 BBC 방송도 이 행사를 짧지만 의미심장하게 소개했다. “한국이 영국의 의미 있는 장소에서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오영호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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