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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문제] 천안역 임시역사 언제까지 사용하나

중앙일보 2013.11.19 00:05 2면
천안민자역사 건립이 무산되면서 천안역이 11년째 임시역사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노력에도 고객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천안민자역사 건립이 무산되면서 임시역사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불편이 11년째 지속되고 있다. 천안역이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시설을 보수하고 환경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말 그대로 임시로 사용하는 가건물 형태로 지어져 한계가 있다. 역사를 신축하거나 민자역사를 재추진 하든 언젠가는 새 건물이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대대적인 보수·보완 공사도 할 수 없다. 예산낭비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자역사 건립 무산 이후의 진행 상황, 임시역사 운영과정과 문제점, 천안역 차원의 지역공헌활동 등을 살펴봤다.

민자역사 신축 표류 … 가건물서 영업, 고객들 11년째 불편 원성 높아
수도권 전철 개통후 이용객 급증
편의시설은 제자리 걸음, 냉·난방도 제대로 안돼
업체와 소송 내년 초 마무리 예상, 코레일 "일반역사 건립 추진"



천안서부역사 모습.


최소한의 보수만 고객불편 여전



지난해 천안 원도심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천안민자역사건립이 취소되면서 주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민자역사 건립이 무산된 지 1년 7개월이 흘렀다.



하루 5만명이 천안 임시역사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은 역사 내부 모습.
역이 새로 지어질 때까지 임시건물에서 영업을 해온 천안역도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임시형태의 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다 보니 직원들의 고충도 말이 아니다. 임시역사에서 영업을 시작한지 11년째다. 예정대로라면 2009년 착공에 들어가 올해나 내년쯤 번듯한 모습을 갖춘 역사로 탄생해야 하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낡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수도권 전철까지 개통되면서 이용객은 크게 늘어났고 이에 따른 민원도 더욱 많아졌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입구 반대편에 설치돼 불편을 사고 있다. 동부역사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지 않아 외지 방문객이나 대학생들이 여행용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편의시설을 마련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해 불편을 초래한다. 고객 대기실이 분리돼 열차 이용객들이 혼동을 겪고 있지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동부·서부로 대기실이 나눠져 있는데 동부에서는 경부·호남·충북선을, 서부에서는 수도권 전철과 장항선 열차를 탑승해야 한다.



문제는 장항선 이용객의 경우 열차를 타기 위해 동부 대기실을 찾았다 뒤늦게 서부 대기실로 걸음을 재촉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나마 하행선의 경우 도착지가 달라 파악할 수 있지만 서울역으로 가는 상행선 열차의 경우 각각 동부와 서부 대기실을 통해 탑승해야 한다. 장항선을 통해 서울역으로 올라가는 열차는 1시간마다 천안역을 지난다. 천안역에서 안내방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건물 구조를 바꿔 개선하지 않는 한 이 같은 혼동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물 구조상 냉·난방도 쉽지 않다. 채광이 많지 않고 조립식 판넬 구조로 지어져 단열이 잘 되지 않는다. 천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조시스템을 적용하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야 하는데 임시로 사용하는 건물이어서 쉽게 예산도 투입하지 못한다. 천안역은 올 여름 석면이 함유된 천장타일과 엘리베이터 발판을 교체하고 페인트가 떨어진 건물 일부를 도색 하거나 누수가 발생한 지붕 방수공사를 자체 예산을 확보해 고치는 등 최소한의 보수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발업체와 2차례 소송 진행 중



천안민자역사 건립을 위해 ㈜신한과 코레일, ㈜남성 등 5개 회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컨소시엄 업체가 민자역사 설립에 나섰다. 하지만 2007년 11월 건축허가를 받은 뒤 2008년 1년을 연장했고 다시 이듬해 착공신고를 했지만 공사에 들어가지 못하자 천안시가 지난해 3월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코레일도 주관사에 협약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주관사 측이 코레일을 상대로 법원에 사업추진 협약 유지를 위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법원이 지난해 조정결정을 내렸지만 주관사가 내용대로 자금조달을 이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관사는 이에 대해 다시 코레일을 상대로 협약 당사자 지위확인 소송을 냈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코레일은 소송이 마무리되는 대로 민자역사 추진을 포기하고 자체 예산을 확보해 역사를 신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확보가 관건이지만 예산을 투입해 건물을 신축할 경우 빠르면 2~3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동안 임시역사로 인한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코레일 사업개발본부 역사개발처 관계자는 “내년 초쯤이면 소송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경제상황과 여건을 보면 민자역사를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법률 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일반 역사를 건립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예산을 확보하면 2~3년 내에 역사건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확보도 필요하고 철도시설공단과의 협의도 있어야 하는 만큼 역사건립이 더 늦어 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자역사는 전국 18개 역에서 추진되고 있고 서울 창동·노량진·성북을 비롯해 경기도 안산과 충남 천안 등 5개 역은 개발이 무산되거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천안민자역사의 경우 당초 4224억원을 들여 백화점, 복합 상영관, 명품 아웃렛, 메디컬센터,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들어가는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18만50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원도심 발전 위한 다양한 공헌활동



민자역사건립이 무산되자 코레일 천안역은 자체적으로 역 일대를 중심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1930년대 천안역에서 최초로 호두과자를 제조, 열차를 통해 전국 각지로 유통시키면서 천안을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잡은 역사·지리적 배경과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호두과자 축제를 개최했다. 코레일에서는 최초로 천안역이 축제를 직접 기획해 운영한 첫 번째 사례다.



지역 단체장 등 오피니언 리더를 초청해 명예역장으로 위촉, 천안역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1일 명예역장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애인·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기차여행을 통해 꿈과 희망을 전하는 ‘해피트레인(연간 2~3회 진행)’, 매월 11일 기차를 타고 녹색생활을 실천하자는 이벤트를 만들어 호두과자·병천순대·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역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 호두과자업체 20% 할인, CGV천안 영화티켓 2000원 할인 등과 같은 ‘레일데이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 매월 11일 열차승차권을 소지한 고객들에게 지역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알피네), 대학 동아리(호서대 등)의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작은음악회’와 천안의료원·천안YWCA 등 20개 지역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매분기 마다 ‘사랑나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도 정기적으로 중증장애인시설을 방문,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랑의 디딤돌’을 만들어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김봉회 천안역장은 “천안 원도심 활성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될 것으로 기대됐던 민자역사건립이 무산되면서 주민들의 실망감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역사가 신설되든 민자역사가 재추진 되든 새로운 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시설 노후화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뒤따르겠지만 천안역 모든 직원이 나서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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