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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줘요, 월드컵 축구" … 잠 못 이루는 올랑드, 왜

중앙일보 2013.11.19 00:02 종합 19면 지면보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생드니에선 운명의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벼랑 끝에 몰린 프랑스의 내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 본선 진출 여부가 이날 판가름 난다. 15일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우크라이나에 0대2로 패배한 프랑스는 3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20년 만에 본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우크라이나와 본선 티켓 쟁탈전
3골차 못 이기면 20년 만에 탈락
최악 지지율 더 떨어질까 초긴장

 프랑수아 올랑드(사진) 대통령은 대표팀 못지않게 초조하다. 10%대로 급전직하한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1958년 5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프랑스가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국민들의 화풀이가 정부에 미쳐 최저기록을 경신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최근 유가브(YouGov)와 i-TELE TV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랑드 지지율은 15%다. 역대 최악이었던 1991년 12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때의 21%보다 한참 낮다.



 올랑드 정부의 인기폭락은 갈팡질팡하는 우유부단한 리더십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있다. 집권 중도좌파 사회당 내부에서도 정책이 불투명하고 결단력이 부족해 빚어진 결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의 갈등을 키워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시위 천국’ 명성답게 프랑스에선 지난해 5월 올랑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도 연일 대규모 집회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시위만 벌어지면 올랑드 정부의 관련 정책이 올스톱되거나 흔들려 불안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16일 프랑스 전국에서는 내년 1월부터 상용트럭에 부과되는 환경세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올랑드 정부는 트럭운전사와 농민들의 강한 저항에 부닥쳐 환경세 도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시위대는 완전 폐기를 요구하며 계속 압박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시행을 미룬 올랑드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집시(로마) 학생 가족을 추방할 때도 여론의 눈치를 보며 오락가락했다. 올랑드는 비인간적인 조치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학생만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해 일관성 없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남겼다. 저축성 예금의 이자에 15.5%의 세금을 부과하는 계획도 반발에 못 이겨 일부 철회하거나 수정했다. 주5일제 수업 시행, 부가세 인상, 부유세 75% 부과 등을 둘러싼 교사·수공업자·프로축구구단 등의 시위와 파업도 올랑드에겐 시험대가 되고 있다.



 경제회복도 더뎌 설상가상이다. 3분기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은 0.1% 감소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달 초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국립통계청(INSEE)은 지난 14일 실업률과 빈곤율은 오르는데 급여는 내리는 등 프랑스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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