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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0년간 새누리 압도 딱 한번 … 민생이 승부처"

중앙일보 2013.11.15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와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김영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10년 동안 민주당은 여당 시절이던 2004~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 딱 한 번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이후 한 번도 지지율에서 새누리당을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과 경합을 벌인 시점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천안함 피폭 이후 공안정국에 대한 역풍, 그리고 무상급식 의제 선점 때였다. 이 중에서 민주당 스스로의 능력으로 정책 주도권을 잡은 시점은 무상급식 때뿐이었다.’

전략파트 자체 평가 보고서 보니



 민주당 전략파트에서 만든 자체 평가 보고서의 내용이다. 14일 본지가 입수한 보고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약점이 민생 분야에서 발견되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가 정권의 중간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당이 민생·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는 국가기관 선거 개입을 전면에 내세우며 강경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의 현재 모습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민주당은 최근 의원들을 상대로 ‘승리를 위한 전략적 토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비공개 설명회를 열어 보고서 내용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이유 ▶박 대통령 지지도의 취약점 ▶민주당의 과거와 현주소 ▶앞으로 선택해야 할 전략 등이 담겨 있다.



 보고서는 박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율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야권이 보기엔 문제가 많은데, 왜 이토록 탄탄한가’에 대한 답을 구한 것이다.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인사 실패,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국정원 선거개입 악재 등 박 대통령은 내치로 실점했다. 하지만 일관된 대북 정책, 미국·중국 정상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긍정적 이미지 등 외치로 대량 득점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야권은 ‘유체이탈’이라고 비난하지만, 정쟁과 확실한 거리 두기에 성공함으로써 ‘원인 제공자’가 아닌 ‘해결사’ 이미지를 만들어낸 박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바로 여기에서 박 대통령의 취약점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는 좋지만 내실은 없다는 거다. 당이 자체조사한 ‘국정 지지도 해부’를 보면 국민은 박근혜정부의 취약점으로 물가안정(30.2%)-일자리(21.3%)-가계부채(17.2%)를 꼽았다. 경제민주화는 12.8%에 그쳤다. 더불어 박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도와는 별개로 부정적 평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9월 넷째 주엔 29%였던 부정평가가 10월 둘째 주엔 34%까지 올랐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민생·정책 분야를 집중 공략함으로써 지방선거를 중간평가로 이끌기 위한 터닝포인트를 바로 지금 만들어야 한다고 결론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박 대통령 비판으론 민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없으며, 우리는 정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고, 변재일 민주정책연구원장은 “국정원 이슈만으론 서민의 공감을 사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문병호 부대표도 “결국 민생과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다시 강경 투쟁으로 돌아섰다.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강수를 두며 당이 마련한 전략 비전은 힘을 못 쓰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중진 의원은 “강경파의 목소리가 당을 이끌고 있으며, 지도부도 이들과 논쟁하기보다 수용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김한길 지도부는 지난여름 장외투쟁 국면을 거치며 리더십 위기에서 벗어났고, 이런 경험 때문에 당이 들썩거리면 강경파를 다독이기 위해 스스로 머리띠를 매는 제스처를 취한다”며 “큰 목소리는 계속 커지고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은 사장된다”고도 했다. 이날도 초선 40여 명은 대선 특검과 국정원 특위를 주장하는 성명을 내며 지도부를 압박했고, 김 대표는 점심때 이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새마을운동·창조경제 예산 삭감 추진=민주당 정책위는 2014년 예산 심사 때 ▶새마을운동 예산 227억원 ▶창조경제 1900억원 ▶DMZ 평화공원 조성 402억원 등 5950억원 규모의 ‘박근혜표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 ‘꼭 저지해야 할 새누리당 8대 악법’으로 관광진흥법, 공정거래법, 소득세법 등을 지정했다. 또 노인 70%에게는 차등 없이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3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2조원 안팎의 무상복지 예산 통과를 관철키로 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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