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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0억 안팎 쓰는데 … 지자체, 도립대학만 보면 한숨

중앙일보 2013.11.14 00:21 종합 14면 지면보기
전국 7곳인 2년제 도립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방자치단체 살림살이는 주름이 지는데 지자체들이 도립대에 주는 지원금은 해마다 늘어서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도립대 폐지론과 통폐합론이 나오고 있다.


설립 취지와 달리 타지 학생 많고
취업률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쳐
재정난 속 지원금 갈수록 늘지만
성과 안 좋자 일부선 폐지론 나와

 13일 각 도립대와 지자체에 따르면 충남도가 올해 충남도립 청양대에 지원하는 예산은 110억원으로 5년 전인 2008년(38억원)의 약 세 배가 됐다. 올해 학교 전체 예산 124억원의 89%를 도가 주는 것이다. 충북도립대는 2008년 40억원이던 지자체 지원 예산이 올해 82억원으로 두 배 이상이 됐고, 전남도립대는 같은 기간 52억원에서 81억원으로 56% 증가했다.



 도립대에 지자체가 주는 돈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은 등록금은 묶인 반면 교직원 인건비 같은 각종 경비는 늘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늘리고 학생 유치를 위해 기숙사비를 깎아주는 것 등도 지자체 지원이 늘게끔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 등록금만으로는 인건비조차 대지 못하는 도립대가 대부분이다. 등록금 수입은 한 해 예산의 20%를 웃도는 수준인데 인건비는 30~40%를 차지한다. 경북도립대의 경우 2011년 등록금 수입이 16억원이었고 인건비는 그 두 배가 넘는 35억4000만원이었다.



 도립대는 또 ‘지역 농촌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다른 시·도 학생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농촌 지역 학생이 줄면서 도립대들이 전국적인 학생 유치에 나선 결과다. 경북·전남도립대는 타 시·도 재학생 비율이 40%에 이른다. 그러나 지자체는 이게 불만이다. “우리가 돈 주는 혜택을 외지인이 본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교육의 성과와 질 또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충북도립대의 취업률은 47.9%로 전국 전문대 평균인 61.2%에 못 미친다. 강원(56%)·충남도립대(56.9%) 역시 전문대 평균 미만이다. 전임교원 충원율은 50~60%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경북도의회 황이주(45) 의원은 “경북도립대는 외지인 학생투성이에 경쟁력마저 떨어진다”며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창·남해도립대 2 곳을 운영 중인 경남도는 지원 예산이 급격히 늘자 두 대학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학생 부족에 시달리기도 한다. 경남도립 거창대는 올해 500명 모집에 23명(4.6%)이 미달됐다. 전남대는 지난해 14.2%가 미달되기도 했다. 등록을 하지 않거나 자퇴하는 중도탈락률 또한 5~10%에 이르는 실정이다.



 일부 도립대 총장과 관련해서는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운영 경험이 없는 지자체 고위공무원이나 단체장 선거캠프 출신이 임명된다는 것이다. 경남도립 남해대의 경우 전·현직 5명의 총장 가운데 4명이 도 고위직이나 지사 선거캠프 출신으로 채워졌다. 한 도립대는 올해 지자체 고위직 출신이 총장으로 오기 직전에 지원 자격을 ‘박사’에서 ‘석사’로 낮춰 “특정인을 위해 학칙을 바꿨다”는 논란이 일었다.



 경남발전연구원 심인선(48) 박사는 “지역 공무원을 양성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학과를 만드는 식으로 체질을 바꿔야 도립대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립대는 지자체 농촌 지역 학생들에게 학비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1980년대 후반부터 하나둘 세워졌다. 모두 2년제이고 일부 학과만 3년제로 운영한다.



황선윤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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