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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항공·US에어웨이 합병 … 항공기 1000대, 세계 최대 항공사 탄생

중앙일보 2013.11.14 00:05 경제 5면 지면보기
미국 3위 아메리칸항공과 5위 US에어웨이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하게 됐다. 두 항공사의 합병에 제동을 걸어온 미 법무부와 6개 주 검찰이 석 달을 끌어온 협상을 타결했다고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아직 아메리칸항공의 파산보호신청을 주관하고 있는 법원의 승인 절차가 남았지만 법무부가 물러선 만큼 연내 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로써 전 세계적으로 1000여 대의 항공기와 9만 명에 달하는 직원을 거느리고 매년 1억4000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나를 세계 최대 항공사가 나오게 됐다. 합병 회사 이름은 ‘아메리칸항공’을 쓰게 되며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US에어웨이의 더그 파커 CEO가 맡는다.



 두 회사 합병을 완강하게 반대해온 미 법무부는 합병 후 아메리칸항공이 주요 7개 공항의 운항편수를 줄이는 조건으로 한발 물러났다. 특히 합병 후 운항편수의 69%를 장악하게 될 워싱턴 레이건공항에선 편수를 15% 줄이기로 했다. US에어웨이가 강자인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도 34편을 줄여야 한다. 이 밖에도 보스턴·시카고·댈러스·로스앤젤레스(LA) 공항의 게이트 두 곳을 내놓기로 했다. 합병 아메리칸항공이 포기한 자리는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와 제트블루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법무부 반독점 담당 윌리엄 베어 차장검사는 “거대 항공사의 운항편수를 줄여 저가항공사에 넘겨주기 때문에 항공요금 인상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는 법무부의 이 같은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내년 합병 아메리칸항공이 탄생하면 미국 항공시장은 델타·유나이티드·아메리칸·사우스웨스트 4개 사가 70%를 차지하는 과점을 이루게 된다.



 경쟁이 줄면서 항공요금은 오르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도시 취항 중단이 속출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얘기다. 포틀랜드대 리치 그리타 교수는 “초대형 항공사는 자선사업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며 “결국은 4대 항공사의 과점 체제가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아메리칸항공으로부터 워싱턴·뉴욕 공항의 운항편수를 사들일 사우스웨스트 역시 더 이상 저가항공사로 보기 어려워 경쟁 촉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항공사들은 2001년 9·11 테러에 이은 경기침체로 줄줄이 법원에 파산신청을 내는 등 경영이 악화하자 초대형 합병에서 돌파구를 찾아왔다. 2008년 델타가 노스웨스트를 인수해 세계 1위에 올라서자 2010년엔 유나이티드와 콘티넨털이 합쳐 세계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이번엔 아메리칸과 US에어웨이가 손을 잡아 다시 세계 1위 항공사가 바뀌게 됐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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