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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교 무상급식 … 재정난에 시·군 반발 전면시행 파행 예고

중앙일보 2013.11.13 01:13 종합 16면 지면보기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이 초·중학교에 이어 전국 처음으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시·군이 이에 동참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고교 무상급식 도내 전면 시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도·교육청 예산 확보 어렵고
지자체 의견 수렴 않아 파장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은 2014년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기로 11일 합의했다. 고교까지 무상급식은 최문순 지사와 민병희 교육감의 공약이다. 강원도와 도교육청은 고교까지 무상급식에 필요한 비용 1338억8100만원 가운데 인건비 542억5100만원은 교육청이 부담하되 나머지 식품비와 운영비 796억3000만원은 강원도, 도교육청, 시·군이 3분의 1씩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4년 강원도 내 무상급식 비용은 도 교육청이 813억2500만원, 강원도와 각 시·군이 각각 262억7800만원을 분담하게 된다.



 그러나 지방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강원도의 경우 2014년 무상급식 비용은 올해보다 91억6100만원 증가한 것이다. 세입이 부족해 지방도 건설 예산을 올해보다 50억원 줄인 200억원으로 편성하고, 657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처지의 강원도로서는 적은 액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년 무상급식 비용으로 올해보다 141억68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도교육청도 사정이 비슷하다. 도교육청은 2014년 예산안을 짜면서 유치원 증설 등의 명목으로 635억6300만원의 지방교육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올해 122억6700만원보다 512억9600원이나 증가한 액수다. 세출예산에서는 독서문화행사에 12억원 등 평생교육 관련 예산을 줄였다. 도의회 교육위원회 유창옥 위원장은 “원주과학정보원의 실험실습시설 설치 등 시급한 사안이 많은데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무상급식 확대 및 비용 분담을 협의하면서 또 하나의 주체인 기초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시·군이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는 지난달 24일 고교 무상급식에 참여하지 않고, 비용도 인건비를 제외한 20%만 부담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 같은 의견은 지난달 29일 강원도와 교육청에 전달됐으나 이후 협의과정에서 시장군수협의회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광준 시장군수협의회장(춘천시장)은 “2012, 2013년에 이어 내년도 무상급식도 사전협의 없이 발표한 것은 최소한의 행정협의를 무시한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3자 간 협의 결정을 촉구했다.



 사정이 이렇자 시·군에서도 고교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따라서 2014년 고교 무상급식은 시·군마다 달리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춘천과 강릉·삼척시와 홍천·화천군 등은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한 지난해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올해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한 정선·횡성군과 태백시, 고성군 등은 강원도 안대로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것으로 예산을 짤 계획이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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