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브릭스 대신 미·유럽 제조업 주목하라

중앙일보 2013.11.13 00:08 경제 8면 지면보기
글로벌 투자전문가인 앙트완 반 아그마엘이 12일 대신증권이 주최한 리서치 포럼에 초청 강사로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 대신증권]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부활을 눈여겨봐야 할 때다.”


'이머징마켓' 용어 만든
글로벌 투자가 아그마엘

 저명한 글로벌 투자전략가인 앙트완 반 아그마엘(72)은 12일 열린 ‘2013 대신증권 리서치 포럼’에 참석해 “셰일가스 개발, 임금격차 감소 같은 강력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들의 등장으로 선진시장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다”며 “선진국들의 제조업 르네상스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머징마켓 시대』의 저자로 이머징마켓이란 말을 처음 사용했던 그는 브릭스 국가는 지금 ‘험난한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성장은 한계를 드러냈고, 자원부국인 러시아는 셰일가스 도전에 직면했다. 인도는 관료주의와 인프라 부족, 브라질은 높은 물가와 정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그는 “브릭스 시장의 성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투자 매력도는 다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그마엘은 3대 게임 체인저들이 글로벌 경제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즉 임금 격차 감소 및 자동화에 따른 저임 노동자의 경쟁력 악화, 셰일가스 개발, 그리고 브레인 팩처링(brain-facturing)이라 불리는 지식기반 생산이 발전하면서 미국과 북유럽의 제조업 부활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그는 아웃소싱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점점 논의의 중심은 해외공장을 다시 자국으로 옮기는 ‘리쇼어링(reshoring)’과 ‘인쇼어링(inshoring)’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세계 각국의 기업을 방문하면 중국에 공장을 짓겠다는 기업이 50%에 달했는데 이제는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는 기업이 50%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선 과거 12년간 임금상승률이 400%에 달하는 반면 미국의 단위 노동비용은 감소세에 있으며 1인당 생산성은 중국의 5배에 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혁신과 연구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는 대학의 질과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 여력이 뛰어난 선진국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트렌드 변화의 예로 그는 신발, 의류 산업을 들었다. 이들은 임금이 싼 개발도상국에서 주력으로 삼아온 업종이다. 하지만 소비트렌드의 변화로 대량생산보다 맞춤생산이 부각되면서 이런 산업군이 선진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3D 프린터 기술과 같은 첨단기술을 신발산업에 적용해 누구나 즉석에서 자신의 발에 꼭 맞는 맞춤 신발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아그마엘은 “세계화는 이미 10년 전에 정점을 지났다. 향후 10년간 미국과 북유럽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무역은 감소의 길을 걷게 된다”며 한국도 이런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역 감소로 조선업은 타격을 입고, 기계와 자동차 산업은 자동화로 혁명적 변화가 예상되는데 “한국은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윤창희 기자



앙트완 반 아그마엘

네덜란드 출신으로 예일대학을 졸업했다. 1981년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만들었고 신흥시장 자산투자관리회사 애쉬모어EMM 최고경영자 를 지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