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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제로 결단하라" … 고이즈미, 아베 난타

중앙일보 2013.11.13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12일 오후 1시30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모습을 드러낸 도쿄의 일본기자클럽 10층 회의장. 일본 TV의 간판 앵커들과 유력지의 논설위원을 비롯한 350명의 언론인이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고이즈미는 총리 재임 시에는 원전에 찬성하다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겪은 뒤엔 회의적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이후 각종 강연을 통해 ‘원전제로파의 중심’으로 전면에 나섰다. 자신의 주장이 부각된 뒤 기자들 앞에 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개회견 열어 전방위 압박
호소카와 전 총리도 손잡아
국민운동으로 확대 모색

그는 최근 자신을 비판한 요미우리(讀賣)신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으로 입을 열었다. “핵폐기물 최종 처분장을 찾지 못하는 일본에서 원전을 하면 안 된다는 내가 무책임한가, 10년간 못 찾는 핵폐기장을 찾을 수 있다고 낙관하는 쪽이 무책임한가”라는 말로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정조준했다. 총리 재직 시절 자신이 관방장관으로 발탁했던 아베 총리를 향해 그는 ‘한 수 가르쳐주겠다’는 태도로 결단을 촉구했다. 고이즈미는 “총리의 권력은 강하다. 그러나 총리의 권력이 아무리 세더라도 쓸 수 있는 곳이 있고, 쓰더라도 실현되지 않는 분야가 있다. 지금 총리가 결단만 하면 실현 가능한 것은 원전 제로의 결단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모두 원전 제로에 찬성이고, 반대는 (아베 총리가 총재인) 자민당뿐 아니냐. 사실 자민당 의원들에게 진짜 속마음을 물어보면 반대와 찬성이 반반일 것”이라며 “총리에게 (권력을 쓰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고 했다. 이어 “총리가 결단을 하면 (원전 제로) 반대파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반대하는 언론들도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연에서 고이즈미는 중·일 관계나 야스쿠니(靖國) 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를 한 수 아래로 보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지금까지 대중 관계에 아베 총리가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긴 했다. 하지만 그는 “난 야스쿠니 참배를 하면서도 중국과 정상회담을 했다” “나 다음 총리들은 야스쿠니를 한 사람도 참배하지 않았는데 과연 그렇다고 해서 중국과의 문제가 잘 풀렸느냐”고 했다.



  자민당 출신인 고이즈미는 자신 못지않게 국민적 인기가 높은 비자민당 출신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와도 의기투합했다. 호소카와는 12일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달 전 고이즈미와 회동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그리고 ‘원전 제로 운동’을 국민운동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 터키와 전차 엔진 개발”= 일본과 터키가 방위 장비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터키 기업 사이에 전차용 엔진을 개발·생산하는 합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양국이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런 방식의 방위 협력은 처음”이라며 “무기 수출 3원칙을 어디까지 완화할지 논란을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이 1967년 천명한 무기 수출 3원칙은 사실상의 무기 수출 금지 정책으로 간주돼 왔으나, 2011년 민주당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부터 각종 예외 규정을 만들면서 누더기가 됐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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