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올 경상흑자 690억 달러 사상최대 … 원화절상 용인하고 내수 촉진해야"

중앙일보 2013.11.13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최근 급격했던 경상수지 흑자 증가세가 내년에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경제가 계속 회복세를 이어가고, 국내시장에서도 내수가 살아나면 수입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KDI, 내년엔 510억 달러 흑자 예상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최근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인 690억 달러를 기록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차츰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세계 교역량 증가에 따라 내년에도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431억 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규모의 경상흑자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KDI는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세계 교역량 5% 증가, 내수 4% 확대, 원화 절상에 따른 교역조건 3% 악화를 감안해도 내년 경상흑자 규모는 5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KDI가 지난 5월 발표한 내년 경상흑자 전망치 307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세계경제의 여건에 따라서는 흑자 규모가 최저 450억 달러로 줄어들 수도 있고, 많게는 560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이같이 상당한 규모의 경상흑자가 유지됨에 따라 정부는 원화의 자연스러운 절상을 용인하고, 흑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수 촉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경상수지는 우리 경제의 소득과 내수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흑자 확대는 상대적인 내수의 침체를 의미한다”며 “이제부터는 경상흑자 추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규모가 점차 축소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흐름으로는 흑자기조가 이어질 것이므로 일부러 흑자를 늘리는 정책을 펼 필요는 없다는 게 KDI 보고서의 시사점이다.



오히려 문제는 내수 부진이다. KDI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평균은 2.6%였지만, 2012년 이후에는 흑자 증가분이 이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내수가 부진한 만큼 수입을 줄인 결과 경상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경상흑자 증가분 가운데 내수 부진에 따른 기여분이 지난해 87억 달러에서 올해는 1~9월에만 89억 달러에 달한다.



 기획재정부도 이같이 비정상적인 요인에 의한 흑자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투자가 늘면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경기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동호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