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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손자들의 보은 … 창업주 고향 진주에 대기업 첫 공장

중앙일보 2013.11.13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오른쪽 둘째)이 12일 경남 진주시 복합수지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공장 내부를 둘러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GS칼텍스]


1947년의 어느 날 경남 진주시에서 구인회포목상점을 운영하던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에게 한 손님이 찾아왔다. 장인과 6촌 관계에 있던 고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였다. 허 창업주는 “보아하니 사돈이 사업을 잘하는 것 같은데 내가 사업자금을 좀 대고 싶소”라고 제안했다. 구 창업주도 마침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하던 중이었다. 둘은 의기투합했고 곧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설립했다. GS와 LG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GS칼텍스 복합수지공장 준공



 이후 구씨와 허씨는 2005년 허씨 측의 GS그룹 설립으로 결별하기까지 58년 동안 ‘LG그룹’이라는 한 우산 아래에서 모범적인 동업 형태로 기업을 운영해 왔다. 두 창업주의 행복한 동거가 시작된 지 66년이 지난 12일 손자들이 창업주의 고향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뿌리’에 대한 보은을 시작했다.



 GS칼텍스는 12일 경남 진주시 지수면 압사리 일반산업단지에서 복합수지공장 준공식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과 대표이사인 허진수 부회장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공장이 들어서는 지수면 압사리는 GS그룹의 본향인 지수면 승산리와 바로 맞닿아 있는 곳이다. 승산리에는 허 회장과 허 부회장, 허창수 GS 회장 등의 조부인 허 창업주의 고택이 있다. 허 창업주는 GS그룹 창업주로서뿐 아니라 2대에 걸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 부자로 더 유명하다. 만석꾼이었던 그의 부친 허준 선생은 의장답(義莊沓)이라는 공공사업용 공용 밭을 운용하면서 이 땅에서 거둔 수익을 공공사업이나 장학금 등으로 사용했다. 허 창업주 역시 독립운동 단체인 백산상회에 거액을 지원하고 가난한 이들을 도와 널리 칭송을 받았다. 일제시대 때 이순신 장군 사당 보수 비용을 쾌척한 것이나, 해방 이후 좌·우익 청년들을 설득해 살육을 막은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그 후손들이 만든 복합수지공장 역시 이 지역에 100여 명의 고용 창출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예정이다. 이 공장은 또 전통 문화예술의 고장인 진주 지역에 대기업이 투자한 최초의 산업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GS칼텍스는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진주 공장을 지속 발전시켜 진주시가 남부권 중심도시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와 진주시는 2011년 압사리 일원 약 12만2000㎡ 부지에 단계별로 산업단지를 조성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지난해 8월 공장을 착공했다. 압사리 6만7000㎡(약 2만270평) 부지에 지어진 이 공장에서는 앞으로 매년 4만t 규모의 복합수지를 생산하게 된다. 복합수지는 자동차와 전자, 가전 부품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 제품으로 국내 정유사 중에서는 GS칼텍스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 한국GM, 도요타 등 국내외 자동차 회사와 LG전자·삼성전자 등 가전업체에서 GS칼텍스의 제품을 사용 중이다.



 GS칼텍스는 진주 공장 가동으로 국내에서 총 8만t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국내 복합수지시장 총 생산량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GS칼텍스는 현재 전남 여수시, 충남 진천군을 비롯해 중국의 랑팡(廊坊)과 쑤저우(蘇州), 체코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총 19만t 규모의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업체는 2016년까지 연산 24만t 규모로 확장해 세계 수준의 복합수지 기업으로 성장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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