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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공연] 무대는 없고 관객이 배우되는 '푸에르자 부르타'

중앙일보 2013.11.12 20:00 강남통신 14면 지면보기
‘푸에르자 부르타’는 관객 참여형이다. 스탠딩 공연으로 콘서트를 방불케한다. 폭발적 에너지를 쏟다 아련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사진 쇼비안]


이 공연 괴이하다. 우선 무대가 없다. 앉을 수도 없다. 여기저기에서 이상한 퍼포먼스가 막 튀어나온다. 서서 관람하는 1000여 명의 관객은 사건처럼 터져나오는 움직임을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다 또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간다. 객석과 무대의 구별이 없는 건 물론이요, 관객이 또 한 명의 배우다.



 에스파냐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을 지닌 ‘푸에르자 부르타’는 이렇게 별미 같은 공연이다. 스토리라인 위주의 공연에 식상해 하는 이들에겐 분명 차별성을 선사한다. 작품을 이끄는 큰 줄기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다. 절망으로부터 승리, 순수한 환희에 이르는 다양한 감정들을 촉발시키는 장면이 곳곳에 있다. 음악, 춤, 아크로바틱은 물론 거대한 시각적 장치와 독특한 무대 디자인을 활용해 부수고, 달리고, 텀벙거린다.



 출연진의 춤사위는 다이내믹하다. 흡사 클럽에 온 듯 정신없는 사운드가 공간을 지배한다. 출연진은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질주하며 벽을 부수고 튀어나오는가 하면, 관객의 머리를 스티로폼으로 사정없이 내리치기도 한다. 압권은 워터쇼다. 머리 위 공중 수조가 내려와 소녀들이 첨벙거리고 휘젓고 뛰어논다. 아찔하고 환상적이다.



 2005년 아르헨티나에서 초연했다. 이후 영국·브라질·포르투갈 등에서 공연했으며, 2007년부턴 미국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오픈 런(종료 시기를 정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공연)으로 공연 중이다. ‘델라 구아다’ 제작진이 만들었다. 연출가 디키 제임스는 “이 쇼는 머리를 쓰게 만들지 않는다”며 “70분간 우리는 당신의 몸, 당신의 느낌과 이야기를 한다. 그로 인해 당신은 감정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에겐 예측불허 놀이터 같은 느낌이라 호응이 높을 듯싶다. 하지만 70분간을 즐기면서 최소 9만9000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고가의 티켓 값은 약점이다.



 12월 31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씨어터. 9만9000원, 12만1000원(음료·맥주 제공). 1566-1369.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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