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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데이터로 본 강남] 중·고생 다섯 명 중 한 명, 혼자선 영어 공부 안 한다는데 …

중앙일보 2013.11.12 20:00 강남통신 6면 지면보기
자료=교육부 의뢰로 황종배 건국대 교수팀이 전국 중학생 3072명, 고등학생 2093명 설문조사(2012년 10월 리서치앤리서치 실시)
영어 구사 능력을 키워주려고 영어유치원에 몇 년씩 보내는 학부모가 많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정규 과목으로 배우기 시작해 고교까지 10년 동안 배운다. 하지만 이렇게 배우고도 스스로 영어 실력이 형편 없다고 느끼는 학생이 많다.



 교육부 의뢰로 ‘초·중등 영어교육 현황’ 연구를 한 황종배(영어교육) 건국대 교수팀이 지난해 10월 전국 중고생 529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영어 수준을 낮게 평가했다.



 영어 듣기 능력에 대해 ‘수준이 낮다’(하+중하)고 답한 학생 비율은 중1은 16.1%였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늘어 고1은 셋 중 하나(32.8%)였다. 지역별 편차도 있었다. 서울 학생의 44.6%가 ‘높다’(상+중상)고 응답했을 뿐 나머지 지역은 30%대에 머물렀다.



 읽기와 말하기·쓰기 역시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실력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렇다면 영어에 대한 흥미는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중고생 다섯 명 중 한 명(22.3%)은 ‘영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렇게 흥미가 없으니 영어공부는 등 떠밀려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학교 수업이나 학원 등을 제외하고 스스로 영어 공부를 얼마나 하는지 조사했더니 가장 많은 수(27.9%)가 1시간 이상에서 2시간 미만이라고 답했다. 스스로는 전혀 하지 않는다는 학생도 다섯 명 중 한 명(20.1%)이었다. 전혀 공부하지 않는다는 학생의 비율은 중1 15.8%에서 고1 24.6%로 늘어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에서 손을 놓는 학생이 많다는 얘기다.



 황 교수는 “지식 과목인 수학·과학과 달리 영어는 언어인데 국내에선 고학년으로 갈수록 시험 대비 공부로 변질되다 보니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며 “공부할 동기는 떨어지는데 성적까지 안 나오니 다들 영어 실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를 10년 이상 공부해도 의사 소통이 어려운 기형적인 교육을 바꾸려면 학교의 수업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고교에선 수능과 EBS 교재 70% 연계 방침 때문에 오히려 수업 시간에 EBS 교재 풀이를 하는 등 더 상황이 안 좋다”고 지적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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