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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여왕 자리 흔들

온라인 중앙일보 2013.11.12 15:18
골프선수 박인비(왼쪽)와 수잔 페테르센(오른쪽). [사진 중앙포토]


박인비의 여왕 자리가 위험하다. ‘한국 선수 천적’으로 꼽히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턱밑에 와 있다.



12일 현재 박인비의 월드 랭킹 포인트는 11.98이다. 페테르센은 11.35다. 14일 개막하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페테르센이 우승하면 박인비 시대는 일단 막을 내린다. 박인비의 성적이 나쁘면 페테르센이 2위를 해도 여제가 바뀌게 된다. 대회는 상금 150만 달러이며 36명만 참가한다.



상금랭킹도 불안하다. 박인비의 올 시즌 상금은 233만 달러, 페테르센은 224만 달러다. 몇 타로도 바뀔 수 있는 근소한 차이다. 박인비로서는 그랜드슬램에 도전한 역사적인 시즌을 랭킹 2위로 마무리할 수도 있는 고약한 상황이다.



그만큼 페테르센이 잘 했다. 계기는 US 여자오픈이다. 페테르센은 US 여자 오픈 1, 2라운드에서 박인비와 함께 경기했다. 박인비가 페테르센에게 한 수 가르쳐줬다. 2라운드까지 두 선수의 타수 차는 19였고 페테르센은 컷탈락, 박인비는 우승으로 결과가 갈렸다.



페테르센은 “내가 뭘 잘 하고, 뭘 못하는 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못하는 것은 퍼트였다. 페테르센은 “나는 아무 것도 못 넣고 박인비는 모든 걸 다 넣더라”고 했다. 그는 이후 퍼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이후 페테르센은 톱 10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다. 최근 5경기에선 3승을 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올 여름 US오픈까지 박인비는 못 치면 톱 10, 잘 치면 우승을 하는 신들린 듯한 경기를 보여줬다. 올 US오픈 이후엔 그 신들림이 페테르센 쪽으로 옮겨 간 모습이다.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도 페테르센은 가장 큰 우승후보다.



페테르센은 박인비에게 특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선라이즈 LPGA, 올 시즌 초 미션힐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박인비에게 역전 우승했다.



10년 전 LG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LPGA 투어에 나타난 수잔 페테르센은 좋은 샷을 가졌으면서도 끝내기를 못해 한동안 우승을 못했다. 2007년 나비스코 챔피언십까지 역전패를 번번이 당했다. 당시 챔피언 조에서 함께 경기한 박세리(KDB)는 “너무 이것 저것 재고 느려 나까지 샷이 안됐다”고 했다. 박세리는 그 때가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의 가장 좋은 기회였다고 여긴다.



페테르센은 그해 5월 미켈롭 울트라 오픈 연장전에서 이지영(볼빅)이 1m 퍼트를 마크하지 않고 그냥 치다가 넣지 못하는 바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진 LPGA 챔피언십에선 역시 한국의 민나온에 역전 우승하는 등 그해 5승을 기록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얄궂게도 페테르센은 현재 플로리다주 올랜도 이지영의 옆 집, 박세리의 옆에 옆집에 산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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