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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창조적 혁신을 위한 네 가지 조건

중앙일보 2013.11.12 00:11 경제 11면 지면보기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정보기술(IT),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 듣기만 해도 뿌듯한 단어들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분야다.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면 좋아만 할 일이 아니다. 20년 이상 성장엔진이 바뀌지 않고 있고, 그 주역(삼성·현대·LG 등)도 그대로다. 최근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10대 산업 선두기업의 평균 나이(창립 후 존속기간)가 54세라고 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처럼 창조적 혁신으로 무장한 신생기업이 나타나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수혈해서 글로벌 기업과 새로운 먹거리산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일 것이다. 창조적 혁신을 수혈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들이 있다.



 먼저 사람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기능 중심, 모방과 학습 중심의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지식, 발상, 프로세스 등을 만들어내는 창의성은 취약하다. 특히 고부가가치 영역인 시스템반도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획, 개념설계 능력은 매우 취약하며 단기간에 극복하기도 어렵다.



 둘째로 산업공간의 획기적 재편이다. 현재 산업단지는 도시에서 떨어져 있고 많은 규제로 IT, 서비스업과의 융·복합에 어려움이 많으며 노후된 이미지로 남아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장, 연구개발(R&D), 고급 인력이 집적된 도시지역에 산단 공급을 확대하고 노후된 산단은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층과 첨단기업에 매력적인 창의·혁신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공간의 융·복합화도 중요하다.



 셋째로 미래 먹거리산업 발굴이다. 문화와 IT, BT, NT 등 산업기술이 접목된 혁신분야를 우선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난대비, 스마트 의료기기, 홈컨트롤시스템 등 국민의 행복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자율주행 자동차, 웨어러블 디바이스, 고속 3D프린팅 시스템 등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 육성하는 노력은 연구개발 주체인 산학연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바로 ‘창조적 아이디어’다. 학생이나 일반인까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찾고 즐기는 사회적 토양이 마련될 때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달에 열리는 산업기술주간에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 이 주간에는 산업기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산업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체험행사를 비롯해 창조적 아이디어에 대한 전시 및 시상식이 마련돼 있다. 특히 테크플러스 포럼은 웨어러블, 3D프린팅 등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테마를 중심으로 글로벌 연사의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산업기술주간을 통해 기술자·기업가를 비롯해 학생이나 일반인까지 활발하게 ‘창조적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구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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