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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실리 택했다

중앙일보 2013.11.11 00:13 종합 12면 지면보기
현대자동차 새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된 이경훈씨가 9일 울산공장 노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지지자들과 당선을 자축하고 있다. 이씨는 2009~2011년에도 노조위워장을 지냈다. [뉴시스]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으로 파업 등 투쟁보다는 ‘실리노선’을 추구하는 후보가 2년 만에 다시 선출됐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4만72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이경훈(53) 후보가 52.1%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10일 밝혔다.

사상 첫 3년 무파업 이끈 이경훈
강성후보 제치고 새 위원장에
"노동운동 좌우 구도 악순환 끝내야"



 이 당선자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임기 중 회사와의 임금·단체협상을 모두 ‘무파업’으로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 27년 역사상 3년 연속 무파업은 이 당선자 재임 기간이 유일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파업을 무기로 회사를 압박하는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실익을 챙겨야 한다는 노조원들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당선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를 선택한 것은 노조의 사회적 고립과 노동운동 자체를 좌우 구도로 나누는 악순환을 끝내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관계가 악화되면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올라갈 수 없다”며 “27년간 현대차 노사의 낡은 악습을 과감히 파기해 글로벌 기업에 맞는 단체교섭의 원칙과 기준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금 인상안도 물가인상, 노동생산성 및 부가가치 증가분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합리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게 이 당선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노조의 권리나 이익이 침해됐을 때는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성과배분을 중심으로 당당한 실리를 추구하겠지만 정리해고, 노조파괴, 임금 삭감 등의 중대 사태 발생 시 강력한 파업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를 ‘귀족노동자’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현대차가 급성장하기 전인 1980년대 저임금에 시달렸던 조합원들의 3분의 1이 지금도 근무하고 있다. 어느 정도 (임금 상황이) 좋아졌다고 해서 ‘귀족노조’라 불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달 말부터 2년간 현대차 노조를 이끌게 된다. ▶정년 60세 ▶400만원대 기본급 ▶상여금 800% ▶4000세대 전원주택지 분양 등을 공약했다.



 현대차 노조원들은 이번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5명 가운데 ‘강성노선’ 성향의 후보 3명을 1차 투표에서 모두 떨어뜨렸다. 현 노조 집행부의 파업과 특근거부 등으로 발생한 생산 차질액은 2조73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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