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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새로운 승부가 시작되다

중앙일보 2013.11.11 00:11 경제 11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우광야 6단 ●·서봉수 9단



제6보(56~71)=백이 헛패를 쓴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 전에 패를 하겠다는 발상부터가 크게 어긋나 있었던 건데 이 같은 과격한 구상이 서봉수 9단의 ‘흰 머리’ 탓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겠지요.



 바둑은 사실상 끝났다고 합니다. 서 9단의 대담하고 정확한 수읽기에 걸려 백이 대망한 겁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새로운 승부가 시작됐습니다. 서봉수 9단이 승리를 도둑맞지 않고 끝까지 지켜내느냐 하는 미묘하고도 이색적인 승부 말입니다. 시간이 바닥나고 돌이 복잡하게 얽히는 종반이 되면 노장은 약점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게 어느 정도냐가 이 판의 승부인 셈이지요.



 56부터 백은 일단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합니다. 60으로 끼웠는데요. 이때 흑이 61, 63으로 고분고분 받아준 것은 부분적으로 큰 실수였습니다. 서 9단도 크게 한 건 한 뒤 마음이 풀린 모습입니다. 박영훈 9단은 ‘참고도’ 흑1로 한 칸 뛰어 비켜 받는 수를 제시했습니다. 백은 2를 선수하겠지만 결국은 4로 돌아가야 하는 약점이 있습니다. 이때 5로 끊었다면 바둑은 몇 수 더 가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백이 최강으로 버텨봐야 8까지인데 흑9로 뛰어나가면 백은 A와 B 두 개의 약점을 동시에 막을 수 없게 되는 거지요.



 우광야 6단은 66의 요소를 차지해 일단 완패를 모면한 다음 70으로 삶을 찾아 나섭니다. 서봉수 9단은 약간 흥분한 데다 “사고만 나지 마라” 하는 심정인데 그 틈을 잘 찔러 가고 있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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