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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본존불 대좌가 흔들리고 있다

중앙일보 2013.11.08 02:30 종합 1면 지면보기
한국 조형미의 걸작품인 석굴암(국보 제24호)의 균열 상태가 심각하다. 본지가 지난 2, 7일 두 차례 현장 취재한 결과다. 취재팀은 1976년 석굴암 외부 미공개 조치 이후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문화재청과 불국사의 승인을 받고 본존불이 있는 석굴암 내부로 들어갔다. 각각 20여 분에 걸쳐 전문가와 함께 내부를 둘러보자 모두 20여 개의 균열이 발견됐다.


국보 못 지키는 나라, 아직도 …

석굴암 본존불의 균열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존불 왼쪽 무릎 아래 대좌(臺座)에 생긴 균열①은 오래전에 보수가 이루어졌으나 그 크기가 심각하고, 대좌 자체도 아래위가 어긋나 있다. 대좌 아랫부분의 음영②는 대좌의 일부분이 떨어져나간 흔적이고,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부분③에는 동자주(童子柱·작은 기둥) 위쪽에 세로 균열이 있고, 이와 맞닿은 대좌 일부분도 떨어져나갔다. 사진 오른쪽 표시 부분④에는 보수의 흔적이 없어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60㎝ 이상의 균열이 있다. 이 밖에도 본존불에만 25개의 균열이 있는 것으로 문화재청이 확인했다.▷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본지는 문화재청의 2012년 석굴암 조사 보고서도 입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굴암엔 모두 56개의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존불에는 25개의 균열·파손 현상이 있었다. 천장엔 3개, 측면 기둥엔 6개, 사천왕·십대제자상 등 외벽은 15개, 외부 돔에는 7개의 문제가 있었다.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751) 당시 재상 김대성이 창건했다. 우리 문화재의 맏형이자 자존심이다. 95년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됐다. 신라시대 전성기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며, 건축·수리·기하학·종교·예술이 총체적으로 실현된 예술품이다.



 이번 조사 결과 석굴암 대좌(臺座)에 외부 압력에 의한 균열이 심했다. 일부 조각이 떨어지는 손상과 벌어짐이 발생해 구조적 불안정성을 보였다. 취재팀이 확인한 가장 긴 균열은 본존불(本尊佛) 왼쪽 무릎 아래로 그 길이가 1m가 넘어 보였다. 본존불 다리 중앙 가사(袈裟) 부위의 균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96년 길이가 33㎝로 보고돼 보수한 곳이다. 그간 균열이 진행돼 현재는 두께 50㎝의 대좌를 수직으로 갈랐다.



 또 앞부분 균열과 맞닿은 동자주(童子柱·수직 작은 기둥) 두 개도 위아래가 파손됐고 왼쪽 동자주는 비틀리기까지 했다. 암석 전문가인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인데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직 균열은 수평 균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석재의 결이 균일하지 않아 팽창과 수축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석재들이 서로 닿는 면적이 4% 이상 되지 않아 압력도 불균형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보고서는 ‘석굴암 전체적으로는 대좌 기단 전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진동 수준이 측정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좌 하단에는 폭이 최대 2㎜에 가까운 진동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연구관은 균열 형성 시기와 관련해 “최근에 발생했다면 속이 깨끗할 텐데 모두 먼지가 쌓인 것으로 보아 오래된 균열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왼쪽 무릎 전면, 보수 처리한 부분에 나타난 균열이 진행성인지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나와 있다. ‘본존불과 대좌의 사이를 내시경으로 확인하자 본존불과 대좌가 가장자리 일부로만 맞닿아 있어 하중이 불균등하게 작용하는 상태여서 균열 양상과의 상관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현재 문화재청은 1년마다 석굴암 보고서를 내고 있다. 하지만 내부용으로만 참고하고 있을 뿐 외부 공개는 꺼려왔다. “육안 관찰 결과 전체적으로 전년에 비해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변화 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측정만 하고 대책은 안 세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수곤 교수는 “본존불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안성규·이영희·이승호 기자, 사진 박종근 기자, 김종록 문화융성위원·작가·객원기자, 김호석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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