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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마을 꿈꾸는 '김광석 골목'

중앙일보 2013.11.08 00:56 종합 16면 지면보기
대구 대봉동의 소공연장 ‘아트팩토리 청춘’ 대표 김중화씨가 ‘김광석 길’에서 벽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중구 대봉동의 소공연장 ‘아트팩토리(Art Factory) 청춘’ 벽에는 포크 가수 고 김광석(1964~96)의 초상화가 잔뜩 걸려 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기타를 치거나 웃는 낯익은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전시 중인 20여 점은 모두 미대 출신의 화가가 그린 것이다. 입구에는 화가의 프로필과 작품 사진이 실린 책자도 있다.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다. 일요일에는 경매를 통해 이들 그림을 구입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가의 도움을 받아 김광석의 모습을 그리거나 점토로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김광석, 그리고 그리다’는 행사의 내용이다. 그를 그리워하고 (그림으로) 그린다는 의미다.

벽화 위주로 단순했던 명소
공연장 짓고 전시회도 열어
작가들과 소통하는 길 꾀해



 대봉동을 ‘예술마을’로 만들려는 시도다. 이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면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마련한 행사다. 이를 기획한 사람은 소공연장 ‘청춘’의 김중화(40) 대표다. 지난해 4월 이곳에 소공연장을 연 김씨는 대봉동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김광석 길’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서다. 대봉동은 도심 하천인 신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옛날엔 도심이었지만 지금은 낙후한 곳이다.



그런 곳이 2010년부터 관광지로 뜨기 시작했다. 중구청이 김광석을 주제로 한 골목을 꾸며서다. 신천의 콘크리트 제방과 방천시장 사이 폭 3m 골목길 350m에 김광석의 모습을 담은 벽화를 그리고 그가 부른 노래의 가사 등을 적었다. 골목길에 설치된 스피커에는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먼지가 되어’ 등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관광객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전국에서 매달 1만~2만 명이 찾는다. 대봉동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김광석을 관광자원화한 것이다.



 문제는 관광객들이 골목만 돌아본 뒤 떠난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김광석’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가객(歌客)’이란 별명이 말해주듯 생전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며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아 이 행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방천시장 등 대봉동에 화실이나 연습실을 둔 20여 명의 화가·음악가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매년 김광석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판매하고 그의 노래도 들려주겠다는 구상이다. 또 주변 카페와 식당 등지에서는 김광석 관련 기념품·티셔츠·엽서를 판매토록 할 예정이다. 김광석 길과 화가들의 작업실 등을 돌아보고 예술체험을 하는 ‘대봉동 예술투어’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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