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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지스함 8척 갖겠다는 일본

중앙일보 2013.11.08 00:33 종합 33면 지면보기
김경민
한양대 교수·정치외교학
일본이 현재 6척을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을 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이지스함을 보유하게 된다. 한국은 3척밖에 없다. 올 12월에 발표될 일본의 방위계획 대강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중국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위협에 대비해 이지스함 8척 체제를 공식 선언한다는 것이다. 이미 상대방 음파 추적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까지 보유한 일본은 잠수함도 16척에서 22척 체제로 확대하는 등 군사력 증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2척 체제면 중국의 잠수함이 동중국해·남중국해로 나가는 두 개의 중요한 물속 길을 충분히 감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의 이지스함은 대기권 밖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는 SM-2 미사일을 장착한 한국의 유성룡 이지스함과는 다르다. 1척 건조에 1조6000억원이 소요되는 이지스함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내면서 16기의 전투기가 달려들어도 막아낼 수 있게끔 건조된 최첨단 군함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가미가제 공격에 혼이 난 미국이 전투기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방어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별명이 신의 방패다. 미국은 현재 6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탄(ICBM) 기술은 계속되는 엔진연소 실험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사정거리가 미국에 다다를 수 있을 정도다. 중국은 센카쿠열도를 넘보며 항공모함을 취역해 한국과 일본 해상 물동량의 80% 이상이 지나는 해상교통로인 동중국해·남중국해의 제해권 장악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대륙 남단에 위치한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미국의 인공위성 추적을 피할 해저 동굴을 파고 잠수함이 물속으로 드나드는 시설을 마련했다. 길이 600m, 폭 120m의 부두를 건설해 두 척의 항공모함이 기항할 수 있게 했다.



 중국은 현재 가동 중인 랴오닝함 외에도 몇 척의 항공모함을 더 건조한다는 목표다. 여기에는 연료 재공급이 필요 없는 원자력 항공모함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수중에서 발사해 8000㎞ 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잠수함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 이지스함 8척 체제를 준비하겠다는 이유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센카쿠열도로 극한 대립 중인 중국과 일본은 군비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최소한의 방어력을 갖춰야 하는데 투자 대비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잠수함 전력 증강과 다량의 미사일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전력 증강 요체는 해군력과 공군력 증강이다. 그래서 한국은 잠수함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잠수함 전력은 군사 분야에서 가장 은밀한 전력이며 상대방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최후의 전력으로 평가되는 군사력이다. 미사일 전력은 정보기술(IT)이 발달한 한국이 가장 효율적인 미래 방어전력으로 상정할 수 있다.



 지금 동북아에선 군비경쟁의 격랑이 일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처럼 중국과 일본의 극한 대립의 형국이 형성된 적이 없었다. 군사비를 펑펑 쓰는 동북아 정세는 위태롭기만 하다. 그래서 군비경쟁의 위험을 논의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한국이 선도할 때가 됐다. 한국은 세계 9위의 무역대국이며 국제적 위상이 과거와는 다르다. 따라서 자신감과 비전을 갖고 평화의 공동번영의 기치를 내걸면서 군비경쟁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한국은 주변 국가를 침략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대화체제 창출에 자격이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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