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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코앞인데 예산 싹둑 … 국가대표 훈련비용 줄여

중앙일보 2013.11.08 00:29 종합 29면 지면보기
소치 겨울올림픽이 92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 분 일 초를 아끼며 훈련에 매진할 시기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에 대한 지원은 도리어 줄어들었다.


한 달에 15일까지만 훈련 수당 지급
지도자는 적용 안 돼 형평성 논란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18일 산하 경기단체에 11~12월 국가대표 강화훈련 계획서 제출을 요청하면서 ‘대표팀 훈련 수당이 월 최대 15일까지 지원됨을 참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만약 훈련 일수가 15일을 초과하면 각 단체의 자체 비용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세수 부족으로 인한 정부 예산 절감에 따른 후폭풍이 고스란히 국가대표 훈련장에 불어닥친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연말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 2600억원의 예산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이 중 대한체육회가 짊어진 절감액은 약 6억원이다. 체육회는 친선대회 교류전을 취소하고 개도국에 대한 스포츠 용품 지원을 줄이는 등 추가적인 예산 절감 노력은 하고 있지만, 예산 절감액 대부분이 훈련비에 할당됐다. 체육회는 “국고 지원의 비율이 높은 국가대표 강화 훈련비 조정을 통해 예산 5억원을 절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훈련비 축소에 따른 고통이 지도자에게는 거의 돌아가지 않고 선수들에게만 전가되는 것도 문제다. 대표 선수들은 규정상 1년에 최대 240일간 훈련할 수 있으며 하루에 4만원씩 수당을 받는다. 훈련을 보름 이상 못 하게 되면 선수들이 받는 월 최대 수당은 60만원에 그친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에 지급되는 수당은 변함이 없다. 일당제로 받는 선수와 달리 코칭스태프는 15일 이상 훈련하면 한 달에 430만원(무직장 코치 기준)을 받을 수 있다. 반면 7~14일간 훈련 땐 급여가 50% 깎인다. 이 때문에 15일로 맞춰 코칭스태프의 편의는 봐준 게 아니냐는 논란도 나온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선수들의 복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승훈 대한체육회 훈련기획팀장은 “전체 종목의 약 80%가 훈련 수당 지원 일수를 채웠다. 각 종목의 훈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5일로 맞췄을 뿐”이라면서도 “지도자도 생계 유지가 돼야 훈련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최대한 지원할 방법을 강구하다가 이런 방안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겨울 종목에는 비상이 걸렸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국제대회 참가 등으로 인해 훈련 일수 15일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자체적으로 비용을 조달해야 한다. 한 경기단체 관계자는 “용도를 변경해 훈련비를 충당해야 할 형편이다. 국가대표 선수 훈련 외에 유망주 육성이나 경기장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도 있는데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겨울 종목도 똑같이 적용되지만 해당 단체의 요청이 있을 땐 관련 사항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경기단체는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눈치만 보고 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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