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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이 강의실, 상인들이 선생님

중앙일보 2013.11.08 00:16 종합 16면 지면보기
7일 가든파이브 강좌에서 수강생이 아로마 향기를 맡고 있다. [사진 서울문화재단]
“아로마 오일 향기를 맡을 때는 조금 멀리 떨어져서 맡으세요. 다른 향을 맡기 전에 커피향으로 먼저 코를 개운하게 해 주시면 더 좋습니다.”


가든파이브 목요 점심강좌
상가입점 직원 상대 주 1회
아로마·바리스타 등 가르쳐

 7일 낮 12시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9층에 마련된 ‘문화숲창작스튜디오’. 점심시간을 빌려 문화 강좌가 열렸다. 주제는 ‘생활 속에서 즐기는 아로마 테라피’였다. 일일강사로 정영식(46)씨가 나섰다. 정씨는 가든파이브에서 아로마 오일 가게를 운영한다.



 “멀미에는 페퍼민트가 좋다”는 정씨의 말에 30명의 ‘일일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향을 코로 가져갔다.



 지난달 10일부터 가든파이브에서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열 기 시작한 작은 문화 강좌 ‘G-TALK’가 이달 28일까지 이어진다. 정씨 같은 입점 상인들이 강사가 되고, 가든파이브 내 사무실 직원들이 학생이 된다. 커피, 화초 가꾸기, 스쿠버다이빙 등 관심 가질 만한 주제들로 꾸려졌다. 가든파이브에 입점한 설계업체의 직원 차승일(35)씨는 “이번이 세 번째 듣는 강의”라며 “내용이 재미있어서 일반인을 상대로 공개강좌를 열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사로 나선 상인들은 전문 강사 못지않은 ‘실력파’들이다. 아로마 테라피 강의를 한 정씨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사다. 아로마 테라피에 관심이 생겨 프랑스에 가서 교육을 받은 후 가게를 냈다. 정씨는 “내가 가진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커피의 세계를 강의한 김지훈(37)씨는 바리스타 자격증과 원두감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창업의 요건에 대해 강의한 백순복(55·여)씨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총무부회장을 맡으며 매장 4개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다.



 문화 강좌지만 상인들 입장에선 홍보효과도 탁월하다. 조경가게를 하는 박경의(54)씨는 “가든파이브 내 상주인구만 2만 명”이라며 “이들이 서로 물건을 팔아준다면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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