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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민 기자의 '살림의 신'] 내조도 외조도 … 최고는 배우자 건강 챙기기

중앙일보 2013.11.08 00:10 Week& 9면 지면보기
최근 JTBC 예능정보프로그램 ‘살림의 신’ 녹화현장에서 두 부부를 만났다. 각각 ‘내조의 신’ ‘외조의 신’으로 출연했다.



먼저 60대의 이상래·장영희씨 부부. 세대에서 짐작되듯 아내 장영희씨가 남편 이상래씨를 내조한 경우다. 은행에 다니던 이씨는 40대에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한다. 병원에서도 ‘집에 가서 준비하시라’며 돌려보냈다고. 하지만 아내 장씨는 절망적이던 남편의 상황을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독한 암치료로 기력이 쇠한 남편 건강에 맞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늙은 호박에 미꾸라지를 넣고 즙을 내 남편에게 먹였다. 비린내를 잡으려고 통마늘과 생강을 늙은 호박 속에 넣고 해감한 미꾸라지를 더해 4~5시간 쪄낸 뒤 짠 즙이다.



한의사 김문호씨는 ”한의학적으로도 훌륭한 조합이다. 기력을 보하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미꾸라지가 쓰이고 몸을 따뜻하게 해 암을 다스리는 데 늙은 호박이 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씨는 이외에도 각종 채소즙과 재첩 우린 물로 남편 건강을 보살폈다. 재첩물은 국 끓이듯 하지 않고 약한 불에 재첩 엑기스를 우려내는 방법을 썼다. 7개월여 아내의 지극한 내조 끝에 남편 이씨는 병원도 포기했던 건강을 회복했다. 이후 이들 부부는 20년 넘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40대의 방수형·박리디아씨 부부는 전형적인 외조 사례로 소개됐다. 두 사람의 직업은 본래 배우. 남편 방씨는 트레이너 경력도 있던 차였다. 아내가 심각한 우울증과 갱년기 증상에 시달리자 남편은 아내를 위해 각종 건강식을 직접 해먹이고 운동을 도왔다. 음식은 저염식을 기본으로 했다. 보통 음식에 간을 적게 하는 것은 기본이고 저염식으로 먹음직스러운 음식도 개발해 아내를 돌봤다. 불린 찰현미에 말린 백하수오, 천마, 당귀를 넣어 영양밥을 지어 먹였다. 밥만 먹어도 든든한 한끼가 될 만큼 맛난 음식이었다. 이 밖에 쇠비름 나물무침도 방씨의 외조 비법이었다.



김문호 한의사는 방씨 비법 요리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쇠비름을 흔히 ‘오행초(五行草)’라 부른다. 장명채(長命菜)라고도 하는데, 생명력이 강해 이를 즐겨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뇌 활동을 원활하게 해 치매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줄여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또 쉽게 지치는 당뇨병 환자에게 미네랄과 비타민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측면도 있다.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몸의 기운을 빼는 게 아니라 생명력을 왕성하게 해줘서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남편 방씨는 이제 본업을 요리연구가로 소개한다. 외조 끝에 직업까지 바꾼 것이다. 지극한 외조 덕분인지 쉰을 바라보는 아내 박씨는 20대 못잖은 몸매와 피부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병도 씻은 듯 나았다고 한다.



내조·외조의 달인들을 만나고 나니 최고의 내조 혹은 외조는 건강 챙기기란 생각이 들었다. 내조든 외조든 상대가 없으면 불가능하지 않은가. 한쪽이 건강을 잃어 다른 한 사람만 남으면 누굴 더 보살피겠는가. 그러니 최고의 내조(외조)는 건강 돌보기다. 자신의 곁에 있는 그 사람이 오늘도 안녕한지 돌아보는 게 먼저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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