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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세금 0원 냅시다, 생계형저축 들고 ELS에 투자를

중앙일보 2013.11.08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올 들어 은퇴 재테크족들이 만난 가장 힘든 장애물은 금융소득종합과세다. 경제민주화 바람이 분 국회는 지난 연말 갑작스레 기준금액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연 3% 금리를 가정할 때 기존에는 13억3400만원 정도를 은행에 넣어두면 대상이 됐지만 지금은 6억6600만원이면 위험해진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을 이용할 경우 기준은 훨씬 낮아진다. 예를 들어 ELS(주가연계증권, 연 8%)가 3년 만기 상환된다고 하면 고작 8500만원을 맡기고도 부유층의 상징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은퇴자금을 금융상품으로 주로 굴리는 은퇴자들은 재테크 전략을 송두리째 바꿔야 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촘촘한 과세 그물망을 치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비과세 상품을 찾아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60세 이상이라면 3000만원까지 세금이 없는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이때 금리가 낮은 은행예금보다는 ELS나 DLS(파생결합증권), 해외펀드 등에 투자하면 절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세금우대저축도 투자상품 활용 땐 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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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계형 저축 대상자가 3000만원을 투자한다고 치자. 은행예금(이율 연 2.5%)에 들면 세금을 11만원 절약할 수 있지만 ELS(기대수익률 12%)를 비과세 받으면 약 55만원을 절세할 수 있다. 삼성증권 김영준 세무전문위원은 “생계형 저축은 ELS나 해외펀드 같이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자격 제한 없이 모든 사람이 1인당 1000만원(60세 이상은 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세금우대저축(세율 9.5%)도 예금보다는 투자상품에 활용하면 절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2015년 발행분부터 원금 상승분이 과세로 전환되는 물가연동국채도 매수를 고려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물가가 안정되면서 물가채에 대한 관심은 많이 식었다. 그럼에도 지금이 기회라고 보는 근거는 현재의 물가 상승률이 비정상적으로 낮아 바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준규 신한 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 PB팀장은 “2015년부터 발행되는 물가채는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지금 매매되는 물가채는 금테 두른 채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물가채 중에서는 13-4(2013년에 네 번째로 발행된 국채라는 의미)보다는 11-4의 조건이 좋다. 13-4가 만기가 2년 이상 긴 데다 3년 이상 보유해야만 분리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꼭 물가채가 아니라도 만기가 10년 이상인 장기채권도 절세 상품으로 꼽힌다.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이자소득에 대해 분리과세(세율 33%) 신청이 가능하다. 이표가 0%로 발행돼 세금이 없는 국민주택채권이나 KP물(달러표시 한국기업채권)도 절세 효과 때문에 최근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리면 더 싸게 채권을 살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절세 효과를 생각해도 채권 투자는 그때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 브라질 국채, 비과세·환차익 기대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딤섬본드와 브라질 국채가 있다. 특히 자산가들은 딤섬본드의 절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딤섬본드는 홍콩에서 외국 기업이 중국 위안화 표시로 발행한 채권이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하는 ‘운남성 딤섬채권’을 예로 들면 기대 수익률은 연 4.5% 정도다. 여기다 원-달러 헤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도환 프리미엄(두 통화의 금리 차에서 발생하는 이율) 1.5%를 더하고 신탁 수수료(1%)를 뺄 경우 연 5%의 수익이 예상된다. 위안화 가치가 오를 경우 환차익도 가능하다. 환차익이나 선도환 프리미엄에 대해서는 일절 세금이 없다. 물론 이자에 대해서는 과세가 되지만 표면(쿠폰) 금리가 1.25%로 낮아 절세 효과가 뛰어나다.



 고금리에 비과세 매력까지 더한 브라질 국채는 은퇴 생활자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해봐야 할 상품이다. 하지만 심화되는 브라질의 무역수지 적자와 계속되는 금리 인상은 브라질 국채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최근 헤알화가 아닌 달러화로 발행된 브라질 국채를 팔고 있다. 만기 수익률이 헤알화 표시 브라질 국채(연 9∼11%)보다 낮은 4% 중반대지만 비과세 혜택을 고려하면 국내 예금보다는 조건이 훨씬 좋다. 달러화 강세에 따라 환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



 5.5% 저율로 분리과세되는 선박펀드는 내년부터는 조건도 나빠지고 가입 한도도 줄어든다. 유전펀드는 내년에도 3억원 이하까지 5.5%로 저율 분리과세된다.



즉시연금, 10년간 묶이지만 상속엔 유리



 은퇴 생활자라면 피하기 어려운 고민이 상속·증여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사전 증여를 많이 추천한다. 국회에 제출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자녀에게 10년 이내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해 줄 수 있다.



 2억원까지 비과세 되는 즉시연금은 10년 이상 돈이 묶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퇴자에게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상속까지 생각한다면 훌륭한 절세 상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즉시연금에 가입해 매달 연금을 수령하다 사망 이후 잔액은 자녀가 수령한다고 가정해보자. 상속세 계산 과정에서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할인율이 적용돼 평가된다. 교보생명 광화문 노블리에 센터 김희곤 수석 매니저는 “통상 잔액의 70% 정도로 평가되는데 30억원을 맡겼다고 하면 현금으로 상속하는 것보다 즉시연금으로 상속할 때 7억∼8억원의 절세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연금저축도 올해 세법 개정으로 의무 납입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완화돼 은퇴자들도 가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분리과세 한도도 연 600만원에서 1200만원(사적연금 한정)으로 확대됐다.



윤창희·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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