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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거부, 이석기의 RO … 종북 논란 자충수

중앙일보 2013.11.06 00:54 종합 6면 지면보기
지난해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광명성 3호)을 발사하자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에 들어갔다. 그러자 당시 통합진보당 우위영 대변인의 논평은 이랬다.


통진당 창당부터 해산 위기까지
폭력사태에 심상정 등 당 떠나고
내란음모 혐의에 여론도 등 돌려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일변도 방식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평엔 북한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도 없었다.



 지금은 탈당한 당시 통진당의 한 당직자는 “이 사람들이 아직도 과거의 생각을 못 벗었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당내에서 논평 내용을 문제삼자 이 사람들은 ‘대변인이 신념대로 발표했는데 왜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라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통진당이 존폐의 위기를 맞은 건 2011년 12월 창당한 뒤 끊임없이 종북 논란을 불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진당은 5일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해산 여부를 묻기로 하자 ‘시민과의 전면전 선포’ ‘헌법 능멸’이라고 비난하며 강력 반발했다. 이정희 대표는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정질서를 유린한 세력은 불의한 권력을 동원해 부정한 방법으로 정권을 차지한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라며 “이들의 정치적 후계자들이 모여서 만든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유신의 망령을 부활시켜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심판해 달라. 깨어 있는 양심들은 모두 떨쳐 일어나 달라”고도 했다. 홍성규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앞장서서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능멸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진당 내부에선 “헌재에서 해산을 결정해도 당명을 바꿔 다시 당을 만들면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통진당은 2년 전 민주노동당과 당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축이 된 국민참여당, 심상정 의원이 이끌던 진보신당 탈당파가 만들었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13석을 얻어 한때 제3당의 지위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2011년 12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는 했지만 애국가를 부르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6월엔 이석기 의원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해 다시 애국가 논쟁을 불렀다.



 북한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곤 했다. 통진당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다시 장거리 로켓(은하 3호)을 발사하자 “통합진보당은 북과 즉각적인 대화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누차 말해 왔다”고만 했다. 올해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때도 “대화 없는 북·미 관계, 파탄난 남북관계의 안타까운 귀결”이라는 식이었다.



 종북 논란의 와중에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당선시킨 비례대표 부정경선 논란이 불거졌고, 이게 분당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5월 중앙운영위 폭력사태를 거쳐 결국 4개월 뒤 유 전 장관, 심상정 의원, 노회찬 전 의원 등이 탈당했다.



분당 사태 후 통진당에선 이정희 대표, 이석기 의원 등 당권파나 경기동부연합 등이 더욱 주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주로 ‘NL(민족해방)’ 계열로 분류돼 왔다.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에서도 2008년 지난해와 유사한 분당 사태가 있었다. 2006년 10월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일심회 사건’에서 최기영 민노당 전 사무부총장이 북한에 당원 성향분석 보고서를 넘긴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심상정 의원 등이 종북주의 청산을 요구했다가 실패하면서 심 의원 등이 탈당했다.



 그러다 다시 이석기 의원의 ‘RO(혁명조직) 회합’ 녹취록에서 ‘총기 탈취’ 발언 등이 공개되면서 정당 해산 여론이 일게 됐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가 공개된 지난 9월 JTBC·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통진당 해산에 대한 찬성 응답이 63.9%, 반대가 20.3%였다. 같은 달 본지 여론조사에서도 ‘해산해야 한다’가 61.7%, ‘계속 유지해야 한다’가 27%였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통진당의 존폐 위기는 계속된 종북 논란에 폭력 사태 등으로 국민적 실망이 누적된 때문”이라며 “통진당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채병건·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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