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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님, 그걸 말이라고 … "불쾌한 질문 받았다" 49%

중앙일보 2013.11.01 00:33 경제 2면 지면보기
“아버님 회사는 어디예요? 직급은? 오빠 회사는요? 오빠 담당 업무가 뭐예요?”


성적이 왜 이렇냐, 애인은 있냐 …
구직자 91% "그래도 성실히 대답"

 A씨(27·여)는 한 중견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이력서를 들여다보던 면접관이 A씨의 역량이 아니라 가족에 관한 질문만 꼬치꼬치 물었기 때문이다. 한 광고회사에서 2인1조로 면접을 봤던 B씨(30·여)는 그런 질문에나마 대답할 기회조차 없었다. 면접관이 두 사람에게 “어디 사느냐”고 물은 뒤 “강남에 산다”고 답한 옆사람에게만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다. 옆사람에게 “좋은 동네 산다, 집은 부유하냐” “어떻게 자랐느냐” 등 질문이 쏟아질 동안 강북에 사는 B씨는 자리만 지켰다. 나중에 다른 회사에 취직했지만 두고두고 불쾌한 기억이다.



 구직자 2명 중 1명은 면접에서 황당하거나 불쾌한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은 31일 “구직자 8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1%가 면접 중 황당하거나 불쾌한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응답자의 33.2%가 ‘꼬투리 잡는 질문’이 불쾌했다고 꼽았다. (이하 복수응답) 30대 초반의 남성 C씨는 증권사 면접 때 그런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입사하면 동년배들은 이미 대리급일 텐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길래 ‘능력이 있으면 존경하고 따르겠다’고 답했더니 ‘능력 없는 사람은 무시하겠다는 의미냐’고 꼬투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런 성적으로 지원했느냐’는 식의 비하하는 질문(24.8%), ‘한번 맞혀 보라’는 등 답이 없는 질문(24.1%)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 신상 질문(21.3%), 애인 여부 등 이성 관계에 관한 질문(21.1%) 등 사생활에 관한 질문도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 구직자들은 채용과 관계없는 내용이고(46.9%), 편견을 가지고 질문해서(41.5%) 기분이 나빴다고 답했다. 또 이런 질문 때문에 입사 의욕을 상실하고(55.9%), 합격 자신감이 떨어졌지만(35.3%) 현장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응답자의 91.7%가 예의를 갖추고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더 성실하게 면접을 봤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면접관의 부적절한 매너 때문에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좋은 인재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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