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슬산 대견사 복원 한창
삼국유사 집필 구상한 곳
일제, 민족정기 없애려 철거
대웅전 등 4채 내년 3월 완공
신라 고찰인 대견사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1917년 조선총독부가 이를 없앤 뒤 96년 만이다. 대견사는 신라 헌덕왕 때인 810년 창건돼 보당암으로 불렸으나 조선시대 들어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터만 있는 절을 고증해 다시 짓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일제가 폐쇄한 사찰을 다시 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웅전의 대들보다. 지름 60㎝에 길이 10m인 강원도산 소나무 황장목이다. 수령이 500년 됐고 한 개 가격이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사찰 중창의 총지휘는 중요무형문화재 74호인 최기영(68) 대목장이 맡고 있다. 그는 “중요한 문화재를 복원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비 50억원은 대구 동화사가 부담하고, 달성군청은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대견사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1206∼1289년) 스님과도 인연이 깊다. 일연은 1227년 승과인 선불장에 장원급제한 뒤 초대 주지로 부임해 22년간 지냈다. 이곳에서 집필을 구상했다는 것이다.
김 군수는 “일제에 의해 파괴된 문화유산을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내년 3월 1일 개산식(준공식)을 열기로 했다”며 “일연 스님과 신라 천년의 이야기가 서린 만큼 좋은 관광자원 역할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권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