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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 논란 대해부] 각국의 교과서 제도

중앙일보 2013.10.22 01:51 종합 6면 지면보기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이 첨예해지자 일각에서는 “역사 과목을 국정교과서로 되돌리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전문기관으로 교과서 집필을 단일화하면 사실 오류가 줄고 사회적 논란도 줄 것이라는 논리다. 반면에 “정부의 입김에 따라 내용이 바뀐다” “정부가 논쟁의 당사자가 돼 논란이 더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 국정, 검·인정 혼용
영국·프랑스는 자유 채택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교육부 서남수 장관은 여당 의원의 질의에 “검·인정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는 문제는 각각 장단점이 있어 쉽지 않지만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다른 의원에겐 “검정에 문제점이 드러나 국정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다.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은 과목과 학교급(초·중·고교)에 따라 국정·검정·인정 교과서를 혼용해 쓴다. 각국의 교과서 제도는 다양하다. 영국·프랑스·네덜란드는 민간 출판사가 발행한 교과용 도서를 학교·교사가 자유롭게 채택한다. 독일·이스라엘은 민간이 발행하려는 교과서를 사전 심의해 합격 여부를 가리는 검정제, 캐나다·이탈리아는 민간이 이미 발행한 도서를 심의를 통해 교과서로 쓰는 인정제다. 북한·베트남·필리핀은 국가가 저작한 교과서 외엔 인정하지 않는다.



 선진국은 주로 자유발행제나 검·인정제를 채택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덕근 연구위원은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에선 집필·채택에 정부뿐 아니라 학자·교육자·학부모·학생의 참여를 보장하는 게 보편적”이라고 밝혔다. 최소한의 규제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내용을 담은 교과서를 가능한 한 인정하는 것이다.



 한국은 한때 국정교과서가 중심이었다가 민주화 이후 검·인정제를 확대했다. 헌법재판소는 1992년 “국정교과서를 위헌으로 볼 수 없으나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역사 과목에 검정 교과서가 재등장한 때는 2002년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들이 검정을 통과하면서다. 교과서 논쟁도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학자들은 대체로 국정교과서로의 회귀에 부정적이다. 경기대 김기봉(사학과) 교수는 “정부 차원의 노력과 투자가 집중된다면 사실 오류 등을 줄여 ‘졸속 교과서’는 막을 수 있겠으나 정부가 입맛에 맞는 역사를 쓴다는 반론이 제기될 경우 ‘역사의 정치화’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배영대(팀장)·백성호·성시윤·천인성·윤석만·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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