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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보디빌딩 우승 50대 김의일 용암초 교사

중앙일보 2013.10.22 00:10 1면
천안 용암초등학교 아이들이 김의일 교사의 팔에 매달려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5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도 꾸준한 체력 관리와 운동으로 아이돌 같은 몸매를 갖고 있는 현직 교사가 화제다. 30여 년간 교직에 몸 담고 있는 김의일 천안 용암초등학교 교사가 그 주인공. 김 교사는 지난 13일 충남 청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22회 충남도생활체육 보디빌딩대회에서 탄탄한 식스팩을 선보여 우승(-60세급)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이젠 생활이 돼 버렸고 모든 면에서 자신감도 생겼다는 김 교사를 17일 만나봤다.

위암 수술 후 운동에 푹~ "연예인 몸짱 안 부럽죠"



김 교사의 하루는 자전거 타기로 시작된다. 그의 거주지(아산시 장재리)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5㎞ 정도다. 소요시간은 20여 분. 승용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0분 내로 도착할 수 있지만 김 교사는 5년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눈이나 비가 심하게 올 때면 도보로 이동하기도 한다.



매일 왕복 10㎞ 자전거로 출퇴근



“힘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쾌하죠. 원래는 승용차가 있었는데 의지가 약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처분해버렸어요. 매일 같이 산뜻한 공기를 마시며 출근하니 하루 종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네요.”



김 교사는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170㎝ 정도로 크지 않은 신장을 갖고 있지만 다부진 몸매를 유지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의 자전거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고 지역 명소로 나들이를 즐기기도 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생활 속에서의 자연스러운 운동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죠. 건강한 몸을 원하신다면 누구든지 자전거를 이용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네요.”



그가 운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시기는 지난 2008년부터다. 갑작스런 위암 판정 때문이었다. 위암 발견 당시 초기가 아닌 중기여서 생명이 위태로울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얘기에 하늘이 무너져 내릴 듯이 절망스러웠다고 한다.



“50대가 되면서부터 몸 관리를 더 잘했어야 했는데 저는 매일 같이 술을 먹었습니다. 운동도 제대로 한적이 없었죠. 의사에게 위암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저뿐 아니라 저희 가족들까지 충격에 빠졌었죠.”



김 교사는 위의 3분의 2를 절제하는 대수술을 겪어야 했다. 그 후 주치의로부터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식단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며 몸을 관리했다. 자전거 타기나 걷기를 즐기고 헬스를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는 몸을 관리하며 ‘건강하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꾸준히 운동을 한 결과 하루가 다르게 그의 몸은 건강해졌고 입맛도 좋아졌다. 몸의 변화를 느낀 김 교사는 운동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는 불과 1년 사이 예전보다 팔이 2배 이상 두꺼워지고 허벅지는 탄탄해 졌으며 식스팩까지 갖게 됐다. 그러다 보니 하루라도 운동을 안 하면 아깝고 불안할 정도였다.



“TV에서 몸에 근육이 붙은 연예인들을 볼 때면 부러웠었죠. 하지만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요. 근데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짱이 되더군요. 그 때부터는 운동이 정말 재미있어지더라고요.”



몸의 변화 생기자 욕심 생겨



자신의 몸이 점점 좋아지니 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바로 ‘보디빌더’로의 도전이었다. ‘1년에 딱 한 대회씩만 나가보자’라고 다짐하고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했다. 주변에서는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만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근육으로 다져진 자신의 변화된 몸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자랑하고 싶었다.



“저만 혼자 보기 아까웠어요. 남들 앞에서 제 멋진 몸매를 뽐내고 싶었죠. 목표를 갖고 운동을 하니 동기부여도 됐고 또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니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의 목표대로 그는 2011년부터 1년에 한번씩 도내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충남도생활체육 보디빌딩대회를 비롯해 출전한 대회마다 1등을 차지하는 쾌거도 누렸다.



“대단한 성과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1년에 한번씩 대회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왕 출전하는 거 좋은 성적을 거둬봐야죠.” 



긍정적인 마인드로 아이들 지도



그는 운동을 통해 얻은 것은 건강한 몸뿐만이 아니라고 했다. 매사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됐다는 것. 이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 방식도 변화했다고 한다. 위암 때문에 몇 년을 쉰 후 교직에 복직한 그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웃음으로 대한다. 수업태도가 불량한 아이들이나 다소 폭력적인 아이들에게는 대화를 통해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현재 체육만을 담당하고 있는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통해 자신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담임을 맡아서 하기보다는 전교생들에게 올바른 ‘체육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습니다. 체육을 하면서 협동심을 기르게 하고 체육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체육시간에는 언제나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넘쳐나요. 이런 긍정적인 부분은 학교 생활도 올바르게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죠.”



실제로 김 교사가 얼마 전부터 용암초등학교의 체육시간을 담당하자 아이들에게는 하나 둘씩 변화가 생겼다. 평소 주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아이도 체육시간을 통해 아이들과 허물없이 지내게 됐으며 언제나 어두운 표정을 보이던 한 아이도 체육시간이 있는 날이면 등굣길에서부터 즐거워했다고 한다.



용암초 관계자는 “김 교사가 체육 담당교사로 활동하면서부터 아이들이 체육시간을 더 기다리게 됐다”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재미있고 단순한 운동을 시켜서인지 체육시간이 끝난 후 교실에 들어오면 아이들 모두에게 생기가 넘친다”라고 말했다. 5학년 이수경양은 “몸짱 선생님이 체육시간에 재미있는 운동을 자주시켜줘서 즐겁다”며 “남자아이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서는 체육시간에 모두 한마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조영민 기자 , 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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