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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017 대입 정부 최종안에 바란다

중앙일보 2013.10.22 00:06 종합 29면 지면보기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2017년 대입 간소화를 위한 정부 최종 발표가 임박했다. 지금 중3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 적용될 제도다. 큰 틀이 정해지면 당분간 변화는 어렵기에 2020년까지의 대입제도 골격이 이번에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대책 속에는 다음 세 가지가 꼭 담겼으면 한다.



 첫째, 수능 수학 범위를 줄여야 한다. 지금 고교 수학 교육과정은 배울 내용이 너무 많고 난도가 높아 내용 전달만도 벅차다. 수학에 대한 흥미는 진작 잃은 채 공부 압박에 시달리다가 수학을 포기하거나 흥미 없이 문제만 푸는 기계가 되기 십상이다. 어렵고 양 많은 수학은 공부에 대한 싫증과 혐오만 유발하니 당사자는 물론이요,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도 이롭지 않다.



 어떤 사람은 경제학 등 문과 전공에서도 미적분학이 필요하다며 문과도 이런 시험은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책은 있다. 예컨대 모든 문과생이 꼭 알아야 할 수학 과목(수Ⅰ, 수Ⅱ)은 수능 필수로 하고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 같은 영역들은 희망 전공에 따라 하나만 골라 시험을 보게 하면 될 것이다. 전공의 요구도 수용하고 학생 부담도 줄이는 방안이다. 이과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고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고교생들에게 요구할 일이 아니라 대학이 채울 몫이다. 대학은 완성된 인재를 얻어 쓰는 기업이 아니라 필요한 능력을 길러내야 할 교육기관이 아닌가.



 둘째, 특기자 전형을 없애든지 아니면 영어·수학·과학 교과 스펙을 금지해야 한다. 우선 과학·수학·영어의 재능을 갖춘 학생을 특기자라고 뽑는 것은 부적절하다. 특기는 음악·미술·체육 등 비교과 영역의 재능을 의미한다. 과학·수학·영어 등 교과 영역 재능은 특기가 아니라 일반 재능이다. 대학들도 이를 인정하는지 이들을 특기생으로 뽑아 문과·이과 모든 전공 영역에 보내고 있다.



 또 특기자 전형이 요구하는 스펙은 ‘하늘에서 별을 따오라’는 수준으로 과도하다. 일부 대학은 ‘서울대 영어교육과 박사과정 입학 수준의 텝스, 토플 IBT 점수(각 801점, 103점)’와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까지 고교생에게 요구한다. 학교에서는 도저히 준비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주요 대학 수시전형 인원의 20%나 되니 수험생들이 이를 무시할 수도 없다. 결국, 특기자 전형 스펙 경쟁 시기가 끝없이 내려가서 수학·과학은 초등 2학년 이하 단계부터 영재교육원 진학 사교육 경쟁을, 영어는 3~5세 영·유아 사교육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 전형과 관련해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사교육 경감의 정부 의지는 그만큼 약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셋째, 대학별 고사 및 수시 수능 최저등급제를 폐지해야 할 것이다. 논술고사는 사실상 대입 전형으로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사석에선 대학 관계자들도 대학 논술만으로는 우수 학생들을 뽑을 수 없다고 한다. 당연하다. 지원자 수만 명의 논술 답지만 보고 소수의 교수가 어떻게 적격자를 가려낸다는 것인가. 그러니 대학들이 수능의 영향력을 벗어나 다양한 학생들을 뽑으라는 수시 전형의 취지를 무시하고 논술 전형에서 자꾸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논술고사는 객관식 평가보다는 나은 시험이다. 그러나 논술고사가 좋다면 대학의 일회성 시험이 아니라 초·중·고 시험을 논술로 치르고 그 결과를 누적 기록한 뒤 대학이 이를 존중하는 것이 옳다. 참고로 개별 대학이 별도로 대학 시험을 치르는 예는 서구 선진국에는 없다.



 정부는 이런 세 가지 사항을 대학 자율로 권장하고 재정으로 유도할 것이 아니라 금지하고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한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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