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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천지대패와 대마 사활

중앙일보 2013.10.21 00:11 경제 11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저우루이양 9단 ●·박영훈 9단



제13보(138~149)=생각이란 묘하기 짝이 없습니다. 흑 대마는 줄곧 백의 위협에 노출돼 있었고 그 위협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숙제였지요. 말하지만 백은 마음놓고 공격하고 흑은 대마에 발목이 잡혀 전전긍긍 수비하는 분위기였는데 박영훈 9단은 흑▲로 그 허를 찔렀습니다. 거꾸로 패를 들어간 것이지요.



 천지대패입니다. 저우루이양 9단, 138로 따내고 있습니다만 편치 않은 얼굴입니다. 상대의 노림을 내가 몰랐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쁜 일이거든요. 팻감이 어디 있을까 싶었는데 박영훈 9단은 139를 준비해 두고 있었습니다. 백은 물론 받을 수 없습니다.



 받는다면 ‘참고도’ 백1인데 흑2 다음 백은 팻감이 하나도 없지요. 3이 고작인데 안 받아도 그만이지만 설사 받아줘도 결국 다음 팻감이 없습니다(백5와 흑8은 패때림). 저우루이양은 결연히 140으로 불청했고 박영훈은 141로 젖혀 대마를 잡으러 갑니다.



 사실 이 작전도 보통 모험이 아닙니다. 140으로 뿌리가 잘렸으니 백을 잡지 못하면 흑 대마는 자동사합니다. 한데 백 대마도 꽤 길어 시각적으로 쉽게 죽을 것 같지 않네요. 142의 패도 있어 수상전도 만만찮은 느낌입니다. 시각적으로 그렇다는 거지요. 하지만 흑A, 백B로 서로 이어졌다고 칠 때 흑 대마는 14수니까… 보기보다 길군요. 146(백△ 자리)으로 굴복시킨 다음 148로 두었으나 149의 치중으로 숨통을 조입니다. 백 대마가 사망했을까요.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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