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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응급지원 서비스 받는 한국 기업 20%뿐"

중앙일보 2013.10.21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세계 최대 의료·보안 전문기업 인터내셔널SOS의 아노 베시에 회장은 의료진 1200여 명을 포함해 총 1만여 명으로 구성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인터내셔널SOS]


“밖에서는 포탄이 터지고 총성이 난무하는데도 끝까지 남아 사무실을 지키는 직원을 영웅시한다? 이런 회사보다는 위기 상황에서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기업이 결국은 해외 진출에 성공할 것입니다.”

세계 최대 의료·보안 전문기업
'인터내셔널 SOS' 베시에 회장
석해균 선장 국내 이송으로 유명
위기 터지면 수습 과정서 타격
직원 안전보장해야 해외 진출 성공



 세계 최대 의료 및 보안 지원 전문기업인 ‘인터내셔널 SOS’의 아노 베시에(59) 회장의 말이다. 국내에선 낯설지만 15억 달러(지난해 기준)의 매출을 올린 업체다.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부상당했던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 선장을 국내로 무사히 이송한 곳이다. 최근 세계지식포럼의 강연자로 한국을 찾은 베시에 회장을 만나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할 때 유의해야 할 응급 지원 서비스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내셔널SOS는 어떤 회사인가.



 “기업이나 기관들이 해외에 직원을 파견하거나 출장을 보낼 때 의료 및 보안과 관련된 종합서비스를 한다. 70여 개국에 지원센터와 1200명의 의료진을 갖춰 365일 24시간 전화 상담이 가능하다. 그리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중앙정보국(CIA)에서 일했던 보안 분야 직원도 있다. 요즘 위급 상황은 의료와 보안이 복합적으로 합쳐진 경우가 많다.”



 -회사 설립(1985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먼저,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세계 오지에 진출한다.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곳이 전반적으로 많아졌다. 둘째, 규제와 법적 환경이 변했다. 사회에서 기업에 요구하는 임직원 보호 의무가 강화됐다. 그리고 셋째, 기업들이 직원들을 비용이 아니라 가치 있는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



 -응급 지원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서 어떤 효과가 있을까.



 “많은 비용을 들여 파견하는 직원들이 현지에 잘 적응해야 회사 수익이 늘어난다. 또 사고를 방지해야 수습 비용으로 나가는 돈도 없다. 해외 파견 직원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을 때 기업의 투자수익률(ROI)이 높아진다는 잠정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다. 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회비를 내고 서비스를 받는 기업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방증이다.”



 -한국 기업들은 어떤가.



 “삼성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현대·SK·두산 등이 회원사다. 처음 한국에 진출했을 때(89년)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파견한 직원을 도와주는 게 주요 업무였다. 지금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게 업무의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20% 정도만 이런 응급 지원 서비스를 받는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해외에서도 대부분의 업체 담당자가 ‘우리 회사는 그럴 일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가 위기가 닥치면 그제야 다급하게 우리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일이 터지고 나면 오히려 사고 수습에 더 많은 비용이 들고 회사 이미지가 타격을 받는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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