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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부채비율 270%지만 CP 없어 매우 정상적이다

중앙일보 2013.10.21 00:01 경제 1면 지면보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19일 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동부제철의 유동성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동부그룹]


김준기(69)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제철 위기설’에 대해 진화에 나섰다. 동양그룹에서 촉발된 유동성 위기 루머가 동부 등 여럿 기업들까지 근거 없이 번질 조짐을 보이자 기업 총수가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위기설' 직접 진화 나선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김 회장은 19일 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부채비율이 270%이지만 이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으로 결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내년 말 210% 선으로 내려갈 것”



 그는 “동부제철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극심한 불경기에 상위 몇 개 기업을 빼고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있는 회사가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며 “현재 동부제철의 차입금은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빌린 것이 76%, 회사채가 24%고 기업어음(CP)은 전혀 없기 때문에 차입구조가 매우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김 회장은 “현대제철과 하이스코가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열연사업과 냉연사업의 시너지를 키우기 위한 조치”라며 “동부제철은 이미 냉연사업의 바탕 위에서 열연사업에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열연부문의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말이면 부채비율이 210% 선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치도 내놨다.



 전기로 제철 사업의 장래성이 밝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철광석과 석탄 같은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전기로 제철은 산업 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라며 “고로제철 방식에 비해 투자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4분의 1에 불과하고 생산성도 뛰어나 미국에서는 전기로 제철이 전체 철강 생산의 70%를 점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기로는 고철을 녹여 철강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철광석과 코크스를 섞어 녹이는 방식의 고로와는 다르다.



열연 경쟁력 높고, 전기로도 유망



 그는 “동부제철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전기로 제철의 성공신화를 만든 뒤 세계 제일의 전기로종합제철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철을 원료로 철강을 생산하는 동부제철은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 방향과도 부합하는 회사”라며 “임직원들은 자부심을 갖고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계열사 경영상황에 대해 장시간 언급한 것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동양그룹 사태로 재계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불똥이 동부그룹으로 튀는 일이 없도록 총수가 직접 해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그동안 증권가 등을 중심으로 건설·제철·중공업 분야 몇몇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가 거론돼 왔다. 동부그룹은 1969년 건설업을 시작으로 금융·철강·화학·전기·전자·농업·물류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올 2월엔 김 회장이 사재 250억원을 쏟아부어 대우일렉을 인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동부그룹을 두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떨어지고 제철의 경우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17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동부그룹의 재무 건전성 문제를 살펴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기도 했다.



오너가 설명, 불안감 해소 기대



앞서 14일엔 LIG 투자증권이 “동부그룹 차입구조가 동양그룹과 비슷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가 이틀 만에 정정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수정보고서에는 “동부그룹과 동양의 재무구조가 닮았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았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 방향성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오너가 현황과 비전을 조목조목 설명했기 때문에 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희·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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