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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노 “해안선 긴 필리핀, 한국 함정 유용”

중앙일보 2013.10.18 02:30 종합 2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한 뒤 환영 나온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아키노 대통령은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 방문한 국가 정상이다. 이날 양국 정상은 공식 환영식에 이어 정상회담과 만찬을 함께 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국빈으로 초청한 첫 외국 정상이다. 두 정상은 ‘부녀(父女) 대통령’과 ‘모자(母子) 대통령’이란 특징을 지녔다. 아키노 대통령은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 전 상원의원이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 방한
"안보환경 비슷" 호위함 구매 시사
부녀·모자 대 이은 대통령 인연
아버지 아키노는 6·25 종군기자



 박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필리핀은 6·25 때 우리를 도운 우방이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 중 최초 수교(1949년) 국가로 오랫동안 우정과 신뢰를 쌓아왔다”며 “최근 필리핀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면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다음으로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라고 할 정도로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국방분야 협력이란 성과를 이끌어냈다. 박 대통령은 필리핀이 항공기 구매 기종으로 우리 공군 FA-50(경전투기)을 선정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필리핀은 현재 2단계 주요 군사전력 확보 계획의 일환으로 FA-50 12대(4억5000만 달러 규모)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해안선이 긴 필리핀은 호위함 구입에 대해서도 한국과 논의 중에 있다. 아키노 대통령은 “해안선을 방위하는 데 120여 척의 함정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며 “안보상 유사한 한국의 군수품과 전력이 필리핀에 매우 유용하다”며 추가 구매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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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정상은 또 국방분야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양국은 ▶국방 관련 경험과 정보 교류 ▶군사 교육 및 군사 기술 협력 ▶방위산업, 군수 및 정비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필리핀은 국방·안보 현안의 중요한 파트너로 대규모 방산수출 시장”이라며 “국방분야 협력은 우리의 동남아 영향력 확대와 지속적인 대북정책 지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국방분야 MOU와 함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공여계약 ▶체육교류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한국은 필리핀에 EDCF 차관 8000만 달러를 제공한다.



 아키노 대통령은 한국과 인연도 각별하다. 아키노 대통령의 아버지인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6·25전 당시 불과 17세의 나이에 신문사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종군기자로 활약할 때의 모습은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시절에 발행된 500페소 구권 뒷면에 담겨 있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 지폐를 지난 9일 브루나이에서 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아키노 대통령에게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자 출신 국회의원(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을 낳은 국가라는 점 등을 얘기하자 아키노 대통령이 자신의 지갑에서 500페소 구권 지폐를 꺼내 보였다는 것이다. 이자스민 의원은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시절 공천을 받아 배지를 달았다. 이 의원은 이날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신인 아키노 대통령은 한때 22세 연하인 한국계 필리핀 방송인 그레이스 리와 연인 사이로 알려져 화제를 낳았다.



 ◆“사이버보안 위협 방지 국제규범 만들자”=정부가 2013년 세계 사이버 스페이스 총회를 계기로 사이버 공간 규범 가이드라인인 ‘서울원칙(Seoul Principles)’ 채택을 추진 중이다. 박 대통령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총회 행사에서 “세계는 지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사이버 공간의 영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사이버공간의 개방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국제적 규범과 원칙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은 어느 한 국가 차원을 넘어 전 세계가 함께 글로벌 협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서울총회를 계기로 사이버공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국제협력과 행동이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서울원칙’ 합의를 통해 규범제정자로서 사이버 이슈를 선점할 방침이다. 87개 국가 대표 등 1600명이 참석한 이번 총회는 박근혜정부 들어 가장 큰 국제행사다.



신용호·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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